최원종의 피해자들, 함께 만나 힘을 나눴다

김화영,이원희 2023. 8.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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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백화점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최원종의 차에 치여 숨진 고 이희남 씨.

이 씨의 유가족분들이 KBS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지 며칠 뒤, 취재진에게 다시 전화를 주셨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KBS 취재진이 다리를 놔줄 수 있냐는 취지였습니다.

■ 무작정 찾아간 아주대병원...그곳에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이 씨의 남편 등 유가족 분들은 통화 당시 "지금 아주대병원에 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주대병원은 최원종의 차에 치인 또 다른 피해자, 20대 A 씨가 입원해 있던 곳.

A 씨는 당시 피해자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로, 현재 뇌사 상태로 연명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고 이희남 씨의 유가족들은 A 씨의 가족들을 만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온전히 두 가족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 취재진은 조심스럽게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고 이희남 씨 유가족 "조금이나마 힘 보태주고 싶었다"

사전 약속조차 잡지 못해 만날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던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 이희남 씨 남편은 일단 'A 씨가 입원해 있다고 알려진 병원'으로 일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향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찾아간 이유, "어린 학생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부모님이 안타까운 마음일 것 같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주고 싶어 찾아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 가족들에게 "우리 아내는 심정지가 와서 힘들었는데, 학생은 심정지는 아니니까 기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절대 포기하지 말고 부모가 힘을 내야 딸도 부모의 마음을 알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라는 응원의 말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 A 씨 가족들 "같은 아픔 겪는 사람들끼리 만나 더 큰 위로"

고 이희남 씨 유가족들의 위로를 접한 A 씨 가족은 "너무나 고마웠다"고 KBS 취재진에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응원의 뜻을 전해주러 온 발걸음이 너무도 반가웠다는 겁니다.

또 "어떻게 견디고 계시는지 꼭 한 번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며 "어려운 발걸음이었을 텐데,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끼리 만나 오히려 더 큰 위로가 됐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 응급처치 도운 여고생 "사례금은 피해자 치료비로 전달하고파"

사건 당일 피해자를 도운 또 다른 10대 청소년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이희남 씨 남편은 아내가 최원종의 차에 치였을 때 자신을 도와 응급처치를 해준 고등학생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덕분에 이희남 씨의 얼굴을 조금이나마 더 볼 수 있었다고 생각했고, 이후 그 학생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소정의 사례금을 전달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학생은 그 돈을 "또 다른 피해자인 A 씨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본인보다 피해자들을 더 주목해달라"며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희남 씨 가족으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 들은 A 씨 가족은 마음만이라도 너무 고맙다며, 취재진에게도 기사로나마 고마움의 표시를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 검찰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지원할 것"

KBS 보도 이후 지난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한 뒤, 피해자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 절차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A 씨의 연명치료 비용만, 엿새만에 1천만 원이 훌쩍 넘어간 상황이었습니다. 가해자인 최원종이 이를 물어줄 리도 없고, 최원종의 차 보험금으로는 감당할 수도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A 씨 가족은 취재진에게 "지난 14일 성남지청 수사관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관계자 등이 병원에 방문해 병원비 걱정이 없게끔 지원해 주겠다고 설명해주셨다"고 전했습니다.

검찰 관계자 역시 "가족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치료에만 전념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지원해 드리겠다고 설명드렸다"라며 " 보험금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금액은 검찰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병원에 지급 보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은 A 씨 가족이 겪고 있을 심리적 충격 등을 고려해 심리치료 지원 역시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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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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