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P.2' 손석구 "인기는 현상일뿐…대세? 벌써 먼 과거 같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군인 잡는 군인 D.P.(디피)라는 신선한 소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 사회 부조리를 둘러싼 통렬한 메시지까지, 'D.P.' 시즌2의 흥행을 이끈 요소로 많은 것들이 꼽히지만 결국 이야기의 처음과 끝엔 캐릭터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배우 손석구가 연기한 임지섭은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크게 변화하는 인물이다. 조석봉(조현철) 일병 사건 이후 임지섭은 각성하지만 오랜 관성 탓에 내적 갈등을 겪는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석구는 "임지섭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건 끊임없이 흔들리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D.P.'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1년 매체와 평단의 호평 속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D.P.'의 두 번째 시즌이다. 시즌1 이후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1'의 크리에이터로도 활약한 한준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시즌2를 보자마자 감독님한테 '위대한 일을 해내셨다'고 연락드렸어요. 12개의 에피소드 모두 색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멋있었고 완성도 면에서 시즌1보다 올라간 부분도 있다고 느꼈어요. 배우들 모두 열정적이었거든요. (정)해인 씨는 그 또래 고민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밥도 안 먹고 늘 침울한 상태였고, 문상훈 씨도 촬영장에서 계속 울고 있었어요. 캐릭터의 감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었을텐데 그런 열정들이 잘 담겼더라고요."
임지섭은 103사단 헌병대 대위다. 실적을 중요시하며 수사과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조석봉 일병 사건 이후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D.P.조의 이름도 제대로 몰랐던 그는 이번 시즌에서는 준호와 호열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고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박범구(김성균)와 힘을 합치기도 한다.
"'D.P.'처럼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 작품에서 임지섭의 모든 걸 다 보여주는 건 힘들지만 메시지는 확실했어요. 우리가 살면서 어떤 결심을 하고 변화를 맞이하려고 해도 내면엔 두려움이 있으니까 계속 흔들리잖아요. 그러면서도 예전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법한 행동을 하고 또 성장하기도 하죠. 끊임없이 흔들리는 임지섭을 보면서 시청자분들도 '맞아 나도 저래' 하고 공감하길 바랐어요."
시즌1의 크고 작은 사건들 이후 많은 인물들이 변하지만 그중에서도 변화의 진폭이 가장 큰 사람은 단연 임지섭이다. 능글맞은 얼굴로 조직에 스며들어있던 그의 캐릭터는 시즌2에서 다소 무거워진다. 변하지 않는 조직 속에서 갈등하는 임지섭은 'D.P.' 시즌2의 한층 깊은 이야기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임지섭도 마음이 많이 복잡해진 상태로 시즌2를 시작하죠. 시즌1 임지섭의 처음과 시즌2 첫 등장은 자세히 보면 좀 달라요. 아마 조석봉 일병 사건 이후로 좀 달라졌을 거예요. 그런 전제 조건을 깔고 연기했기 때문에 시즌1의 1화부터 한 번에 정주행해야 가장 재밌게 보실 수 있고요. 이야기 구조상 안준호의 시선을 따라가는데 임지섭은 결과값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준호, 호열이 이렇게 노력했을 때 임지섭처럼 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그려보고 싶었어요."
시즌2는 이전 시즌 엔딩에서 모두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김루리(문상훈) 일병 총기 난사 사건 이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조석봉 일병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실, D.P.조가 마주한 어두운 이야기로 더 깊은 울림을 안긴다.
"감독님은 결국 시스템 안에서 각자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일뿐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구의 잘못이냐 물었을 때 마지막엔 국가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맥락이고요. 사실 한 사람씩 다 뜯어보면 나쁜 사람이 있을까요. 신이 아닌 이상, 사회라는 어떤 성을 쌓다보면 어두운 부분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런 시스템 속에서도 뭔가 바꾸려면 우리가 노력해봐야 하지 않나, 그런 메시지인 것 같아요. 마지막 11, 12화를 보면 감독님은 늘 그 주제 의식을 다뤄왔다는 게 확 느껴져요."
'D.P.'의 임지섭이 전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 강렬하게 스며든 사이, 손석구의 위상도 달라졌다. 지난해 JTBC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2'의 연이은 흥행에 이어 올해 초에는 디즈니+ '카지노'를 통해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그는 "'내 커리어의 전성기겠구나' 싶긴 하지만 인기는 그냥 현상이지 않나. 대세나 스타, 이런 말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는데 벌써 먼 과거처럼 느껴져요. 또 이런 시기가 올까 싶기도 하고.(웃음) 'D.P.'는 제게 연기 보는 눈을 올린 작품 같아요. 좀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됐고요. 시즌1 때부터 그랬는데 '임지섭은 이런 사람이야'라는 틀을 짜놓은 게 아니라 그냥 상황에 맞게 연기했어요. 이 인물이 어떤 모양인지는 나중에 생각했죠. 제가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변화의 틀을 2시간 안에 가두지 않고 길게 갈 수 있으니까요. 이번엔 캐릭터가 가진 미지의 공간을 최대한으로 넓혀서 '일단 만들고 나서 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나름 발상의 전환이죠. 그렇게 하면 오답이 없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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