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화재’ 마우이섬 생존자가 전한 그날… “살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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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화재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사망자만 최소 100명이 나온 가운데,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생존자 아나 캐롤라이나 페네도(42)는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엄마와 함께 지옥을 겪었다"며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페네도는 산불이 발생한 지난 8일 피난 차량으로 꽉 막힌 상황에서 산불이 도로 바로 옆까지 밀고 오자 어머니와 함께 인근 바다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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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화재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사망자만 최소 100명이 나온 가운데,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페네도는 산불이 발생한 지난 8일 피난 차량으로 꽉 막힌 상황에서 산불이 도로 바로 옆까지 밀고 오자 어머니와 함께 인근 바다로 뛰었다.
그는 강풍으로 전기가 끊길 때만 해도 불이 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사이렌 경보도 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하이나 마을 집 앞까지 매캐한 검은 연기가 밀려오고 사방에 시뻘건 불길이 후끈 치솟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급히 탈출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자동차에 올라탔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미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속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게 됐다.
건물과 유적, 반얀트리와 사람들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화마가 집어삼키는 것을 보자 어머니는 "불이 여기까지 왔어"라고 겁에 질려 소리쳤고, 페네도는 오직 바다만이 안전한 장소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페네도의 모친은 딸의 결단에 불안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모녀는 차를 버리고 해변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바위벽을 겨우 뛰어넘어 가까스로 바다에 다다른 이들은 물에 뛰어들자마자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불씨와 눈을 그을린 검은 연기를 씻어내려 한동안 머리에 물을 끼얹어야만 했다.
바다에는 페네도 모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린아이들과 화상을 입은 사람 수십명이 속속 바다로 모여들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이 이어졌다.
바다로 뛰어든 지 11시간이 지나서야 미 해안경비대와 소방대가 잇따라 나타났고, 이들은 대피소로 옮겨졌다.
페네도 모녀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많은 주민들은 불을 피해 뛰어든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페네도는 “갇혔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며 "경고도, 계획도, 대피령도, 당국도 없었다”고 탈출 당시 답답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어머니와 전남편, 다섯 살배기 아들과 함께 임시 숙소로 옮겨 생활 중인 페네도는 집과 가족 같았던 이웃 수십명을 잃은 아픔에 괴로워하고 있다.
당국의 대응에는 좌절감만 쌓여간다. 제때 주민들에게 경고와 대피령을 내리지 못한 데다, 화재 후 구호물자 분배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네도는 가디언에 “외부나 정부에서 도움이 올 것 같지 않고, 민간 단체나 친구들이 서로 돕고 있을 뿐”이라며 “지금 모두 어디에 있나”라고 물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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