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될라' 3년 남은 여수 섬박람회도 '발등의 불'
3년 남은 여수세계섬박람회 주무대도 매립지
개최 시기도 7월 중순부터 한 달, 잼버리와 겹쳐
잦은 침수에 잡풀, 인근 바다도 오폐수로 몸살
제9회 지방선거 이후 새 시장이 한 달 뒤 치뤄야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유치 결정 후 6년의 준비 기간에도 각종 부실 논란으로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는 가운데 3년 앞으로 다가온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여수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잼버리 대회가 열린 새만금은 갯벌을 매립한 매립지로 폭염과 악취, 태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수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준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잼버리가 끝난 뒤 정치권의 책임공방에 따른 정쟁 수단으로 전락했다.
14일 여수시에 따르면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7월 17일부터 31일간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와 관내 도서지역 일원에서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여수시와 전남도가 함께 치르는 행사로 총사업비는 212억 원이 투입되며 30여개 국의 해외 참가국과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 6천명 이상의 고용창출, 4천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비공인 국제행사다.
그런데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주무대로 준비 중인 여수 돌산 진모지구도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로 많은 부분에서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진모지구는 전원 주거지 조성을 목적으로 1994년 매립 공사를 시작해 2009년 2월에 준공 허가를 받은 22만 8천㎡의 대지이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개발이 이뤄지지 않다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영화 '한산', '노량' 촬영 세트장으로 활용됐다.
영화 촬영장은 2026여수세계박람회 개최에 이용될 계획이었지만, 촬영장 시설 대부분이 목조건물로 지어져 여수시가 사후활용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고 현재는 모두 해체됐다.
여수시는 이곳을 여수세계섬박람회장 주무대로 지정하고 준비 중이지만 박람회장 조성 전인 현재는 집중 호우 시 잦은 침수로 인근 도로의 차량 통행도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째 활용대책 없이 방치되면서 현재는 잡목과 잡풀, 각종 공사 기자재가 널브러져 있는가 하면 지난 11일 태풍 '카눈'이 지나며 비를 뿌린 지 수일이 지났지만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곳곳에 물웅덩이가 형성되어 있다.
진모지구 주변 돌산 해안가를 중심으로 펜션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는데, 주변 해역이 시시때때로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어 오수관 분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
더욱이 섬박람회는 하계 휴가객을 겨냥해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개최되는데 개최 시기도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비슷해 폭염과 호우, 태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2026년 6월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한 달 뒤 민선 9기 시장이 섬박람회를 맡아야 해서 민선 8기 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앞서 여수시는 지난 6월 여수세계섬박람회 종합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섬박람회 밑그림을 확정했다.
섬박람회 종합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지난해 6월부터 전체의원 간담회와 부행사장 주민 설명회, 종합기본계획 시민 설명회, 중간보고회 등 1년 동안 의견수렴 절차를 가졌다.
'섬의 가치 발견'을 추진 전략으로 삼아 섬박람회 주행사장 진모지구와 부행사장 개도, 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은 물론 그 외의 여수 모든 섬이 박람회장화 되는 공간 개념을 제시했다.
핵심 콘텐츠가 될 주제관은 '바다의 무한한 가치'와 '바다와 인류를 잇는 섬' '섬이 꿈꾸는 미래' 등의 세가지 스토리라인을 토대로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를 '이머시브 미디어터널'로 충실히 구현한다.
관람객이 온 몸으로 직접 느끼고 참여할 수 있도록 최첨단 IT기술을 통해 현실적이고 선명한 디지털로 표현된 작품을 실감 콘텐츠 체험기회로 제공한다.
여수시는 9월까지 전남도와 한시기구 설립과 별도 정원 등에 대한 협의를 거쳐 1국 2과 체제의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재단법인 섬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섬박람회지원단은 내년 1월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여수시는 현재 계획된 개최 기간을 3달로 늘리고 총사업비도 200억 원대에서 1천억 원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만금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 행사인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부족한 준비로 큰 논란이 되면서 3년 앞으로 다가온 여수세계섬박람회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현재 섬박람회 주무대인 진모지구 조성 공사를 내년 1월부터 착공할 예정"이라면서 "주변보다 3미터 정도 높게 성토해서 침수 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해안가인만큼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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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최창민 기자 cc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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