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나도 잘할 수 있겠다"…박서준,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찾은 자신감 (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강점을 보여온 그는 스릴감과 블랙코미디를 오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극 중에서 가족을 지키는 것을 단 하나의 목표로 살아가는 민성 역을 맡아 강렬한 캐릭터 변신을 예고했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잉투기',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7일 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여름 극장가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박서준은 "촬영 끝낸 지 2년 만에 완성된 작품을 처음 보는 거라 음악이나 CG, 편집이 궁금했다. 어제 영화를 보고 모든 부분이 완성도 있게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출연한 것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느꼈다. 길었지만 지난 시간이 굉장히 보람찼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서준은 영화 '드림' 촬영을 마치고 바로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에 투입됐다. 연이어 다른 작품을 촬영하게 된 그는 "캐릭터를 막연하게 구축해 나갔는데, 민성을 딱 처음 생각했을 때 엄청 근육질이라던지 단단한 외형은 아닐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7㎏ 정도 감량을 했다. 물론 겨울이 배경이어서 두꺼운 옷을 착용하기 때문에 바디 쉐입이 나오진 않지만, 체중 감량을 해야만 민성이를 연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실제로 76~7㎏까지 감량을 하다 보니까 컨디션이 많이 왔다 갔다 하더라. 아무래도 폭염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나온 과정을 떠올렸다.
박서준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명화 역을 맡은 박보영과 극한의 재난 속 서로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내기도 했다. 극 중 박보영과 신혼부부로 첫 호흡을 맞춘 그는 "첫 촬영부터 분위기가 괜찮았다"며 "영화 촬영은 드라마랑 다르게 템포가 천천히 가는 느낌이어서 중간중간 세팅을 할 때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운 편이다. 그 틈에 서로 별거 아닌 이야기 나누면서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그동안 박보영이 출연한 작품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내적 친밀감이 있었다. 나만 안 어색하면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개된 '콘크리트 유토피아' 예고 영상에서는 두 사람의 달달한 케미가 포착돼 팬들에 대리 설렘을 안기기도 했다. 박서준은 "(박보영과) 소품 촬영을 하면서 일반적인 데이트를 하는 사진을 주로 찍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일반 커플들이 핫한 장소를 찾아가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처럼 명화와 민성도 서로의 일을 응원하고 공유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누렸을 것 같았다"고 상상했다.
또 작품 안에서 등장하는 '황도'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화랑 단둘이 있을 때도 '황도'가 등장하지만, 민성이가 폭행할 때 잡는 게 황도 캔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황도는 앞으로는 느낄 수 없는 달콤함을 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서준은 지난 6월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 선배가 제 작품 선택의 6할을 차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병헌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선배한테 궁금한 걸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보다는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하시는지를 보고 배우게 됐다. 선배의 연기할 때 집중력이라던지 표현 방법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게 와닿았다"며 "그리고 현장에서 대본을 안 보시더라.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으셨고 이미 준비를 어느 정도 다 해오신 상태서 촬영에 임하셨던 것 같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작품을 촬영하면서 선배 이병헌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서준은 "여태까지 선배가 출연하신 작품들을 다 봤지만, 조명의 도움인지는 모르겠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이병헌의) 처음 보는 얼굴을 발견했다"며 "이렇게 경력이 많으신 분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나도 앞으로 노력을 한다면 배우 생활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굉장히 의미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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