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가 안에서 울려"...귀 먹먹함 한달 이상 지속된다면?

이관이 계속 열려 있는 이관개방증…목소리 울리는 증상 등

귀가 먹먹하고 울리는 증상이 한 달 이상 이어진다면 이관이 열린 상태일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말을 하는데 목소리가 울리고, 호흡음이 들린다. 밤을 샌 뒤 작은 소리도 크게 느껴지고, 물놀이 후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든다.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만큼 귀 질환은 가볍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진다면 이관개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관개방증은 상황에 맞게 열리고 닫혀야 하는 이관이 극심한 스트레스 등에 의해 항상 열려있는 상태다. 이관은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불리며, 코와 귀를 연결해 외부 기압과 중이의 압력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시 열렸다 닫히면서 중이와 외부의 압력을 맞춰주는 기능을 한다.

이관개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본인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크게 울려 들리는 '자가강청'이다. 귀가 물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돌발성 난청과 메니에르병의 증상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또 이관은 근육으로 형성돼 있어 급격하게 살을 빼도 이관개방증에 걸릴 수 있다. 살과 함께 이관의 근육도 함께 줄어들어 이관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한 경우가 아닌데도 체중이 급격하게 줄었다면 다른 질환을 찾는 검사도 필요하다. 뇌혈관 질환, 운동신경섬유 질환, 다발성 경화증 등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이관개방증을 유발하거나 임신 등 호르몬 변화로 이관이 열릴 수도 있어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박의현 교수는 "이관개방증은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유발하거나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관개방증은 항콜린 효과가 있는 비강스프레이제를 통해 쉽게 치료된다"며 "환기관 삽입술이나 열린 이관에 필러, 지방, 연골 등을 주입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혜 기자 (jhchoi@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