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컵 REVIEW] 'KDB 부상 이탈→홀란드 고립 극복' 맨시티 창단 첫 우승! 세비야와 1-1 승부차기 혈전 끝 역전승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마지막에 웃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17일 오전 4시(한국시간) 그리스 피레우스 게오르기스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비야와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승부차기 끝에 경기를 뒤집었다.
맨시티는 슈퍼컵을 앞두고 큰 공백이 있었다. 핵심 중에 핵심인 케빈 더 브라위너를 활용할 수 없었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프리시즌 기간까지 회복해 커뮤니티실드 교체로 실전 감각을 올렸다. 다만 경기가 1-1로 끝나 승부차기로 넘어갔는데 1번 키커로 실축하면서 아스널에 우승컵을 내줬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번리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 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부상이 재발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더 브라위너에 몸 상태에 "정말 심각한 부상이다. 우리는 더 브라위너가 수술이 필요한지 결정해야 한다. 수술에 대한 결정은 며칠 안으로 내려질 것이다. 더 브라위너는 앞으로 3~4개월 정도 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더 브라위너 공백을 막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 브라위너와 비슷한 기술, 경기력을 갖춘 미드필더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다른 기술을 가진 다른 스타일의 선수로 공백을 메워야 한다. 우리 선수단은 재능있는 선수들이 있다. 우리 팀 선수들이 이 기회를 잘 살릴 것"이라고 답했다.
현지에서는 2023년 혹은 시즌 아웃까지 점쳤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맨체스터 시티가 더 브라위너의 장기 부상 소식에 낙담했다. 현재 대체 선수를 물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 기간에 더 브라위너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미드필더를 찾으려고 움직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적 시장에서 급하게 미드필더 영입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선수는 웨스트햄의 루카스 파케타"고 알렸다. 파케타는 실제 이번 여름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이 있었던 선수다. 개인 합의는 완료됐지만 이적료 협상이 불발됐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적료 8800만 파운드(약 1503억 원)를 요구했는데 웨스트햄은 9000만 파운드(약 1537억 원) 이상을 원했다.
홀란드의 어깨가 무거웠다. 지난 번리전의 주인공은 엘링 홀란드였다. 괴물이라는 별명답게 번리 수비를 압도했다. 홀란드는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케빈 더 브라위너가 올려준 크로스를 로드리가 중앙으로 연결했다. 홀란드는 상대 수비 사이에서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골망을 갈랐다.
36분에는 환상적인 추가 골을 만들었다. 카일 워커가 중앙에 있던 훌리안 알바레즈에게 볼을 건넸다. 알바레즈는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자, 옆에 있던 홀란드에게 패스했다. 홀란드는 다이렉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제임스 트래포드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차 넣었다. 전반전에만 2골을 넣은 홀란드는 후반 34분 교체로 물러나며 이날 경기 79분 정도를 소화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다운 활약이었다. 맨시티에서의 첫 시즌임에도 적응기가 필요 없었다. 총 35경기에 출전해 36골을 넣는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맨시티는 홀란드의 활약에 힘입어 역사적인 ‘트레블’을 달성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 홀란드는 시즌 개막 전 커뮤니티 실드를 포함해 총 4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득점은 오직 프리 시즌 첫 경기였던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전에서 나왔다. 홀란드는 요코하마를 상대로 두 골을 넣었지만 맨시티에 비해 전력상 몇 수 아래의 상대였다.
이후 경기에서는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커뮤니티 실드에서 아스날 수비진을 상대로 고전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2년 차 징크스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시즌 첫 경기부터 폭발했다. 홀란드는 역시 홀란드였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날 2골을 넣은 홀란드에게 평점 8.8을 부여했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8.9점을 받은 로드리에 이어 양 팀 통틀어 2위였다.
물론 지난 2022-23시즌은 홀란드의 압도적인 시즌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에 첫발을 들였음에도 무려 36골을 터뜨렸다. 해리 케인이 부지런하게 쫓아갔지만 30골로 6골 차이가 났다.
선수단의 변동도 소폭 있었다. 귄도안이 바르셀로나로 떠났고, 리야드 마레즈도 적을 옮겼다. 최근에 디 애슬래틱은 맨체스터 시티가 라포르트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알나스르의 영입 제안을 수락했다고 알렸다. 라포르트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 가능성을 열어둔 거로 알려졌다.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인 라포르트는 2018년 맨체스터시티가 이적료 6500만 유로(약 930억 원)를 투자해서 영입한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 시즌 트레블을 포함해 맨체스터 시티 입단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과 함께, 빅이어, FA컵, 카라바오컵까지 모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체스터시티에서 통산 기록은 180경기 12골 4도움이다.
맨시티는 엘링 홀란드가 전방에서 세비야 골망을 조준했다. 잭 그릴리시, 필 포든, 콜 팔머의 화력 지원과 로드리, 마테오 코바치치가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포백은 카일 워커, 마누엘 아칸지, 네이선 아케, 요슈코 그바르디올였고,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세비야는 엔 네시리를 최전방에 뒀다. 에릭 라멜라, 올리베르 토레스, 루카스 오캄포스가 2선에서 활약했고, 이반 라키티치와 조안 조르단이 3선에서 포백을 보호했다. 수비는 마르코스 아쿠냐, 네마냐 구데이, 로익 바데, 헤수스 나바스였고, 골키퍼 장갑은 야신 부누가 꼈다.
세비야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맨체스터 시티 후방 빌드업을 괴롭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빠르게 재정비한 뒤 세비야의 빈 공간을 노렸다. 전반 7분 아케가 과감하게 전진해 헤더로 세비야 골망을 위협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빠른 방향 전환으로 세비야 수비 블럭을 깨는데 집중했다. 그릴리시가 측면에서 넓게 벌린 뒤 중앙으로 파고 들어 슈팅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세비야 최종 방어선인 골키퍼 부누를 뚫지 못했다.
세비야는 와이드하게 벌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했다. 측면 공격수들이 맨체스터 시티 배후 공간을 연달아 타격하며 흔들었다. 전반 26분 박스 안으로 투입했던 볼을 엔 네시리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취골을 뽑아냈다.
맨체스터 시티는 그릴리시를 활용해 세비야를 흔들었다. 라인을 높게 올려 세비야를 압박했다. 전반 32분 홀란드가 침투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 프리킥을 시도했다. 필 포든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세비야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36분 아칸지가 과감하게 세비야 박스 안까지 파고 들어 슈팅하기도 했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가 시도한 코너킥에서 헤더로 골망을 조준했는데 소득은 없었다.
세비야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두 줄 수비 대형으로 맨체스터 시티 공격을 최대한 틀어 막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로드리가 높은 지역에 올라와 볼을 간수했고 프리킥을 유도했다. 짧은 패스 뒤 찍어 올려 세비야 벽을 무너트리는 패턴을 시도했지만 또 수비 조직력에 막혔다. 워커의 회심의 중거리 슈팅도 마찬가지였다.
세비야는 그릴리시 돌파를 태클로 저지하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전반 추가 시간에도 측면을 활용해 공격을 시도했고, 박스 안에서 짧은 패스로 세비야를 흔들었다. 그러나 공격수까지 내려와 방어하는 세비야의 견고한 수비 라인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그릴리시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코바시치, 콜 파머의 쇄도로 득점하는 듯 했지만 누구의 발에도 걸리지 않았다.
후반전에도 세비야의 역습은 위협적이었다. 후반 4분 개인 기량으로 맨체스터 시티 측면을 단번에 무너트렸고, 엔 네시리에게 볼을 전달했다. 골키퍼와 1대1에 가까웠던 상황에서 엔 네시리의 슈팅이 있었지만, 에데르송 발에 걸려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세비야는 또 엔 네시리를 활용해 맨체스터 시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8분 직접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에데르송 정면이었다.
세비야의 측면 공격 패턴은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두드리던 맨체스터 시티가 골망을 뒤흔들었다. 후반 18분 세비야 중앙 수비 뒤에서 쇄도하던 콜 파머가 머리로 득점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순간 홀란드에게 쏠린 세비야 수비 시선을 영리하게 잘 이용한 장면이었다. 세비야는 엔 네시리를 활용해 맨체스터 시티 뒷공간을 타격했는데 에데르송에 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양 팀은 팽팽하게 붙었다. 세비야는 직선적인 공격으로 맨체스터 시티를 연달아 흔들었다. 맨체스터 시티도 홀란드를 중심으로 세비야를 흔들고 역전 승리를 노렸다. 세비야가 측면에서 크로스 패턴을 시도하자, 잭 그릴리시까지 수비에 가담해 세비야 공격을 막았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훌리안 알바레즈를 넣어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세비야도 라파 미르, 수소로 맨체스터 시티 교체에 대응했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까지 양 팀의 득점은 없었다. 슈퍼컵은 연장전은 없고 승부차기에서 우승팀을 결정했다. 첫 번째 키커 홀란드가 성공하며 시작을 알렸다. 세비야는 오캄포스로 열을 올렸다. 두 번째 키커는 알바레즈였고 상단을 노리는 킥으로 성공했다. 라파 미르도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세 번째 키커는 코바시치였다. 낮게 깔리는 슈팅으로 부누 골키퍼를 뚫었다. 세비야도 라키티치가 에데르송을 뚫고 성공했다. 네 번째 키커는 그릴리시였는데 차분하게 밀어 넣었다. 이어진 세비야 몬리엘의 슈팅도 날카로웠다.
키커들의 팽팽한 접전은 계속됐다. 다섯번째 키커는 주장 완장을 두른 카일 워커였다. 부누 골키퍼 손에 걸렸지만 성공해 포효했다. 하지만 세비야 마지막 키커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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