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하고 공장 돌렸는데…석화업계 재고 급증 '낭패'

김종윤 기자 2023. 8. 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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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가 실적 부진과 재고자산 급증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기업의 재고자산은 반년 만에 10% 가까이 불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 과잉이 재고자산을 늘리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재고자산이란 기업이 구매한 원재료와 판매를 위해 생산한 제품 등의 가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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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한화·금호, 수요 부진과 맞물려 재고자산 ↑
LG화학만 여수 NCC 2공장 중단으로 소폭 감소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화학업계가 실적 부진과 재고자산 급증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기업의 재고자산은 반년 만에 10% 가까이 불었다. 경기 회복을 전망하고 생산을 늘린 제품이 창고에 고스란히 쌓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 과잉이 재고자산을 늘리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17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011170)의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2조7925억원으로 지난해말(2조5487억원)과 비교해 약 9.6% 늘었다.

재고자산이란 기업이 구매한 원재료와 판매를 위해 생산한 제품 등의 가치를 말한다. 미래 사업의 정확한 예측으로 적정량의 재고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경영의 핵심 중 하나다.

재고자산 급증은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기업들은 재고자산 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하면 평가손실 충당금을 설정한다. 충당금이 매출원가에 반영돼 수익성을 깎아내리는 구조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공장 가동을 확대하고 경기 회복 반등에 대비했다. 석유화학 사업의 출발점인 NCC(나프타 분해시설)의 가동률은 지난해 85.5%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88.2%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범용 플라스틱 PP(폴리프로필렌)의 경우 79.7%에서 91.6%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문제는 소비 회복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기대 이하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이 1032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결국 롯데케미칼의 재고자산은 급증했다. 상반기에 판매 목적으로 생산한 '제품'의 재고자산 규모는 8348억원으로 지난해 말(7018억원) 대비 18.9% 증가했다.

한화솔루션(009830)의 상반기 재고자산도 3조2446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601억원)과 비교해 약 6% 늘었다. 같은 기간 기초소재 부문의 여수 공장의 가동률은 98.4%에서 99.7%로 늘었다. 금호석유화학(011780)의 재고자산도 8264억원에서 8405억원으로 6개월 만에 1.7% 증가했다.

4대 화학사 중에선 LG화학(051910)의 재고자산(석유화학 부문)이 유일하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조2596억원으로 반년 전(2조5779억원)과 비교해 12.3% 감소했다. 전남 여수 NCC 제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생산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공장 가동률은 76.0%다. 지난해 평균(81.4%) 대비 5.4%p 줄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적자를 막진 못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장기 재고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만큼 3∼6개월 안에 털어내야 한다"며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는 것이 폐기보다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당분간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 최대 소비국 중국 내 공급과잉이 여전하다는 게 이유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 역시 이달 기준 127달러로 통상적인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또 다른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장 가동률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경기가 회복했다는 확실한 시그널이 없다면 굳이 생산량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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