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이민정 SNS? 나도 처음에 깜짝 놀라”[M+인터뷰①]
흥 넘치지만 오싹함 느껴졌던 ‘아파트’ 비하인드
일본 팬미팅부터 ‘아이리스’ 밈까지 “여전히 신비롭고 싶은데”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이 또 다시 레전드를 새로 썼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에서 김영탁 역을 맡은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각종 시사 이후 이병헌은 ‘눈깔마저 갈아치운 연기’라는 극찬을 들으며, 호평의 호평을 받았다. 파격적인 비주얼과 함께 또 다시 새로운 이병헌의 모습을 발견, 미친 연기력으로 또 한 번 레전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를 만들기 위해 이병헌은 캐릭터를 이해하고 또 이해했다. 그 결과 김영탁이라는 캐릭터의 입체적인 면모가 확실하게 살아나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반전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뿐만 아니라 흥을 유발하는 곡인 ‘아파트’를 섬뜩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A.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반응이 안 와닿았다. 계속 인터뷰를 하면서 조금씩 계속 이야기를 해주시니까 ‘다들 진짜 잘보셨구나’ 싶더라. 시사한 게 어제가 서너 번째였다. 다 다른 버전이었다. 어저께 보면서 계속 긴 시간을 기다리는게 우리한테는 득이 됐나보다 싶었다. 나같은 경우는 계속 쉬었지만, 감독님은 후반작업을 놓지 않고 있어서 되게 완성도가 있었다. 음악, 음향 다 계속 진화하고 있었구나. 묵혀둔 게 아니고. 되게 잘 만들었다 싶었다.
Q.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좋았다는 느낌을 받았나. 그런 점에서 선택한걸까.
A. 그때도 좋았으니까 했다. 당연히 좋았는데 디테일한 부분들에 아주 다듬어져 가고, 촬영을 하면서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이다 보니까 감독님하고 정말 많은 대화를 하면서 디벨롭된 신들이나 디테일들이 많다. 그러면서 더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Q. 그렇다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A. 엄태화 감독님이 작품을 한다고 들었을 때 어떤 영화인지 들었다. 큰 재난이 일어나서 무너졌는데 우리 아파트 하나만 남아있다는 것만 듣고 재밌겠다 싶었다. 그 초반 설정 자체가 되게 많은 가능성들이 열려있고, 그 다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가 궁금했다. 호감이 되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성들이 막 드러난다. 누구 하나 절대악이 있거나 절대선이 있거나가 아니라 다 진짜 상식적인 선에서의 인간들이 서로 규칙을 정하지만 그 안에서 갈등이 있고 인간성의 밑바닥이 보여지는 것들의 재미가 있었다.
Q. 엄태화 감독이 영탁이라는 캐릭터가 이병헌을 만나고 입체적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아이디어를 준 부분이 있나.
A. 딱히 어떤 한 지점이라고 이야기를 못하겠고,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촬영할 때 내내 계속 이 인물에 대해서 많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만 영탁을 연기하고, 마음 속으로 준비할 때 극단적이고 특이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했다. 우리가 느끼는 보통선의 사람이지만 인생 자체가 루저고 우울하고 가족들을 위해 내 집 하나 마련하려고 하는 사람인데 그것마저 사기를 당해서 너무나 우울한 사람이다. 그런 축 쳐진 소시민인데, 감정적, 캐릭터적으로 상식 밖으로 벗어나지 않은 일반적인 사람이었는데, 펼쳐지는 극단적인 상황들이 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고, 예상치 못한 신분 상승이 결국 어떤 이 사람을 변화시키면서 나중에 권력의 맛을 보면서 변화되는 과정들이 보여지는 게 재미가 있지 않을까 했다.
Q. 그렇다면 김영탁이라는 캐릭터의 디벨롭은 어떻게 했을까. 고충은 없었나.
A.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상황들은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나를 설득시켜야 그걸 연기할 수 있어서 설득 당해지는 시간들이 걸린 장면들이 있다. 예를 들면, 그 소화전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막 지르면서 두들기는 장면이 있다. 감독님이 그 장면에서 나한테 어떤 주문 같은 걸 넣어달라더라. ‘수리수리 마수리’ 같은 것. 그게 무슨 감정이지 했다. 그거를 이해하기보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데 표현이 안되는 시간이 좀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해봤다. ‘오케이, 간절함을 말하는 거지?’ 하고 간절함을 의미하는 소리가 뭐가 있을까 했다. 또 사람들한테 빠져나가자마자 혜원(박지후 분)이를 밀어버리지 않나. 내 감정의 창자까지 튀어나올 정도로 포효하면서 구역질을 하는 모습에서 왜 감독님이 구역질을 넣었을까를 충분히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것 또한 알겠지만, 표현하기가 힘든 표현이라, 어떻게 관객들에게 내가 설득을 당했으니 어떻게 설득력있게 표현이 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Q. 현장에서 엄태화 감독의 디렉팅은 어땠나. 또 ‘아파트’를 부르는 장면은 테스트컷이었다고.
A. 디렉팅을 안준다. 난감하다. 어떤 감독님은 앞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하는데 반대의 캐릭터니까 일부러 대화를 더 먼저 많이 걸었다. ‘감독님이 여기서 표현하고자 하는 게 뭐에요? 이걸 하는 의도가 이걸까요’ 하면서 말을 걸고. 그러면 서로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이 발견되고. 그러면서 찾아나가고 만들어져 나갔다.
A. 노래 부르는 장면도 테스트컷, 리허설이었다. 엄태화 감독님도 ‘이거 해보세요, 저거 해보세요’ 하는 거도 아니고, 착하기만 한 것 같은데 자기만의 룰과 생각이 있는 분이다. 그런 방식도 처음 본 것 같다. ‘리허설 갈게요’ 했는데 다 카메라가 돌아가서 노래 부르는 시퀀스도 결국 테스트 리허설 한 거를 영화에 쓰신 거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기발함이 있다.
Q. ‘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더 신나서 무서웠다. 이 장면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A. 중요한 시퀀스였다. 중간에 플래시백 넘어갔다가 다시 이미 되게 많은 감정이 달라진 영탁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의 의도가 있기 때문에,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 처음 아무 생각없이 아재춤 추는 부분들은 내 후배 중에 그런 아재춤을 잘 추는 비연예인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한테 배웠다. 내 앞에서 몇 번 좀 해보라고 부탁을 해서 그걸 좀 따라했다.
Q. 망가지는 거 두려워하지 않는 듯하다. 또한 이병헌 하면 일본 팬미팅 댄스도 떠오르고, ‘아이리스’ 밈, 이민정의 SNS도 생각난다.
A. 많이 안 망가지지 않나. (웃음) 팬들이 싫어할까봐 걱정되는데 해보려고 한다. 일본 팬미팅에 춤추는 것, ‘아이리스’에서는 ‘안돼’가 있다. 사람들이 보면서 좋아하는데 너무 창피하다. 여전히 신비롭고 싶은 배우이다. 나오기 시작하면서 농담 삼아 이야기했지만, 쿨한 척 자발적으로 SNS에 올리고, 안그럼 어떡하냐. 즐기고 있는데, 이미 나와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본의아니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이민정은 처음에 나도 깜짝 놀랐다. (웃음)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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