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손보의 시대"…삼성화재, 삼성생명 또 이겼다

남정현 기자 2023. 8. 1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화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2151억원…삼성생명보다 1763억원 많아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 실적 앞서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보험 가입 동기가 종신보험에서 실손보험 등 보장성보험으로 옮겨 가며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갈수록 쪼그라드는데 반해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증가했다. 손보업계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생보업계의 순이익을 넘어선 후 지난해 그 간극을 더 넓혔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위주의 손보사에 더 유리한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며 앞으로 생·손보업계 간 실적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1조21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 1조388억원보다 1763억원 많은 규모다. 보험손익을 보면 삼성화재가 1조2580억원을 기록해 삼성생명(8183억원)보다 높았다. IFRS17에서 주요 수익성 지표로 인식되는 보험계약마진(CSM·Contractual Service Margin)도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을 앞섰다. 6월 말 삼성화재의 CSM은 12조6549억원, 삼성생명의 CSM은 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IFRS17에선 이전까지 원가로 평가하던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보험 계약에 따른 미실현이익은 현재 가치로 환산해 보험계약마진(CSM)으로 산출한다. 보험 계약 시점엔 부채로 인식하지만 기간이 경과할 때마다 이를 상각해 이익으로 편입된다.

삼성화재는 손보사의 지속적인 성장세 속에 지난해 상반기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화재는 전년보다 0.8% 성장한 74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전자 특별배당 제외 시 18.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42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5%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험사(생보사23개·손보사31개)의 당기순이익은 9조1800억원으로, 전년(8조2600억원)보다 11.1% 증가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0억원(6.0%) 감소한 데 반해,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익은 5조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400억원(26.6%)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생보업계의 당기순익은 3조4500억원(2020년), 3조9400억원(2021년) 등으로 3조원대에서 머물렀지만, 손보업계는 2조6100억원(2020년), 4조3200억원(2021년) 등으로 지속해서 성장했다.

생보업계는 자산규모(1000조원)도 손보업계(400조원)보다 훨씬 크고 전체 당기순익 수준도 대체로 손보업계를 웃돌아 왔기 때문에 보험업계에선 '형님' 격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1년 손보업계의 당기순익이 생보업계를 넘어선 후 지난해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며 생보업계의 위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생보사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주원인으로 꼽힌다. 저출산과 평균수명의 연장, 1인가족의 지속적인 증가를 포함한 핵가족화 등은 생보사의 전통적인 보험상품인 종신·연금 보험 등 장기 금융상품의 인기를 시들게 했다.

또 지난해의 경우엔 금리 상승 여파로 채권 가격이 하락, 금융상품 평가와 처분손실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 생보업계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보유 채권의 가치가 하락한다. 생보사들은 2021년 저금리 상황 속에서 보유 채권을 내다 팔아 많은 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며 채권처분 손실이 커졌다.

다만 생보사들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보장성보험 시장을 확대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신계약 CSM의 경우 삼성생명이 1조8159억원을 기록해 삼성화재(1조4426억원)를 앞섰다.

당기순이익과 함께 주요한 실적 지표로 꼽히는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를 연기준으로 환산한 값)는 2분기 기준 922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8% 성장했다. 특히 보장성 신계약 APE는 2분기 7784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동기보다 80.4% 급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종신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건강보험 신계약 판매를 견지했다"며 "신계약 실적 호조로 보험서비스 손익이 개선됨에 따라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개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