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체육선수 등 2.6만명 '군대 가나 못 가나' 검증 강화 [요즘군대]

박응진 기자 2023. 8.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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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뇌전증 병역면탈 사건' 계기 신체등급 4~6급 집중 추적
병무청 "사회적 지위·신분 이용한 병역회피 없게 철저 관리"

[편집자주] '요즘 군대'는 우리 군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뉴스1의 연재형 코너입니다. 국방·안보 분야 다양한 주제를 밀도 있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자료사진.> 2023.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올 초 유명 프로배구 선수부터 래퍼·배우 등 병역의무 면탈 시도자들이 브로커 등과 공모한 '허위 뇌전증 병역면탈 사건'이 불거졌다. 이들은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민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병역법 위반)를 받고 있다.

병무청과 서울남부지검은 작년 12월부터 이 사건에 대한 대규모 수사를 벌여 병역 면탈자를 비롯해 브로커·공무원 등 총 137명을 기소했다. 여기엔 체육선수와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이 총 11명 포함돼 있다. 이들 11명은 병무청의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였다.

'병적 별도관리 제도'란 공정한 병역문화 조성을 위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공직자·고소득자와 그 자녀, 체육선수, 연예인의 병적을 따로 분류해 병역이행 과정을 관리하는 제도로서 2016년 6월 1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 병적을 별도 관리한 게 시초다.

이후 이 제도에 따른 병적 별도관리 대상이 4급 이상 공직자 및 고소득자와 그 자녀, 체육선수, 연예인으로 확대되면서 2017년 9월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그리고 2021년 10월엔 관리 대상자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가대표 선수'가, 작년 2월 'e스포츠 선수'가 각각 추가됐다. 올 12월21일부턴 관리 대상자인 고소득자 기준이 현행 '종합과세표준 최고세율'에서 '종합과세표준 최고세율+다음 높은 세율'로 변경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올 6월까지 6년6개월간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 중 병역면탈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람은 이들 11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에 이른다. 체육선수가 25명, 연예인이 5명, 그리고 공직자도 2명 있었다.

17일 병무청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으로는 △공직자와 그 자녀 4565명 △체육선수 1만9425명 △연예인 1590명, 그리고 △고소득자와 그 자녀 1165명 등 모두 2만6745명의 병적이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병무청은 이들이 병역준비역으로 편입된 때(18세)부터 현역·보충역·대체역 복무를 마치거나 전시근로역 편입 혹은 병역 면제 때까지 별도 관리한다.

이런 가운데 병무청은 이번 '허위 뇌전증 병역면탈 사건' 등을 계기로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 중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4~6급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관리를 한층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료사진>(공동취재) 2023.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병무청은 우선 의사가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들의 병역이행 적정성 여부를 검증토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병무청은 올 5월 대한의사협회 추천으로 각 분야 전문의 총 15명을 의학자문단으로 위촉했다. 병무청은 앞으로 이들 자문단에게 병역면탈 또는 치료중단 의심자에 대한 의학적 자문을 수시로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는 전시근로역 편입 또는 병역면제 뒤엔 병무청의 병적 별도관리 대상에서 해제되지만, '그 뒤에도 일정기간 추적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지속적인 치료 관찰이 필요한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병원진료기록과 취업·사회활동 등 개인별 이력을 일정 기간 추적·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올 5월 대표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에도 병적 별도관리 대상이 전시근로역에 편입되거나 병역이 면제된 이후에도 필요시 3년 병적을 추가로 관리하고 진료기록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청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병무청은 관련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병역면탈 방지 노력을 위해 올 4월엔 체육단체·연예기획사 등 3800여곳에 청장 명의 서한을 보내 병역면탈 예방 교육·홍보활동에 적극 참여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에 따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연예기획사를 대상으로 병역 관련 온라인 법정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연예기획사에선 2020년 9월부터 온라인으로 병역제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또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올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한 5개 프로스포츠 경기단체의 윤리교육 과정에 병역면탈 예방 교육을 편성, 각 구단과 코칭스태프를 대상으로 해당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병무청은 앞서 5월29일엔 한국e스포츠협회 주관 소양 교육에서 선수·코치 등을 대상으로 병역면탈 예방 교육을 처음 실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병무청은 병역판정검사부터 현역 입영까지 병적 별도관리 대상의 병역이행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제도 취약점을 개선함으로써 병역면탈 방지 기능을 꾸준히 강화해간다는 방침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사회적 지위·신분을 이용한 부당한 병역회피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공정한 병역문화 확산을 위해선 무엇보다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병적 별도관리 대상이 솔선해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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