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음을 쉬게 하는 집에서 나만의 여행을 떠나요”
[파이낸셜뉴스] “저에게 홈캉스란 여행하듯 집에서 살아보는 것과 같아요. 여행지에 와 있다는 느낌으로 작정하고 지내보면 무심코 흘려보낸 하루가 사실은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어쩌면 내가 매일 놓치면서 살고 있는 것들을요. 사소한 일상을 더 관찰하면서 보게 되니까 방안에 든 햇볕조차도 기쁘게 다가옵니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일상 브이로그 채널 ‘슛뚜’의 운영자. 박해리 여행작가(30)의 취미이자 특기는 ‘집에서 여행하기’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유튜버 겸 드로잉 및 사진·영상 클래스 강사로 활약하는 그는 MZ세대 크리에이터답게 직업적으로 할 일은 제대로 하는 프로이면서 휴식도 야무지게 챙기는 홈캉스의 달인이다. 9월이 코앞이지만 아직까지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그만의 휴식법과 여행 철학, 추천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작가는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마곡동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집에서 잘 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구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본인의 일상을 감각적인 영상과 내레이션으로 보여주는 브이로그 채널을 연지도 어느덧 6년. 구독자들과 수차례 Q&A를 나누는 동안 또는 댓글로 수없이 접한 질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지난 수년간 여행 못 가는 답답함을 집에서 하는 여행으로 해소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집에서 잘 쉬는 법’, 그만의 표현으로 ‘집에서 하는 여행’은 일련의 순서가 있다. 첫 번째는 주변을 잘 정리해두는 것이다. 우리가 여행지 숙소에 들어섰을 때 마주한 방이 손님을 맞기 위해 정갈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박 작가는 “밖에서 일하고 돌아와 집에서 청결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제대로 쉬기 위해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바로바로 치워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쉰다는 느낌이 팍팍 들게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 잘 하지 못했던 위시리스트를 실천해보는 것이다. 향이 좋은 인센스 스틱을 피우고 가만히 앉아 쉬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스피커로 크게 틀어 듣는 것처럼 업무나 가사와 분리된, 온전하게 쉼만을 위한 활동을 한다. 그가 집안일을 미리미리 해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 번째는 여행객처럼 옷을 입고 실내 활동을 하거나 현지를 구경하는 느낌으로 가까운 곳에 외출하는 것이다. 그가 지난 2020년 12월 5일에 업로드한 '일상을 여행하듯 살아보기' 영상 편에는 그만의 노하우가 담긴 ‘집 여행법’이 브이로그 형식으로 잘 담겨 있다.
“집이라면 당연히 하루 종일 잠옷 차림만 하고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에 온 것처럼 간단하게라도 신경 써 옷을 입으면 기분부터 달라져요. 그리고 여행지에서 장을 보러 가는 것처럼 식료품 가게에 들러 재료를 사고 그걸로 음식을 만들어 먹어요.”
집에서 여행하는 사람이 진짜로 여행을 간다면 어떤 하루를 보낼까. 그가 채널에 올리는 여행 편 브이로그에는 장소와 상황을 소개하기 바쁜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없다. 평소처럼 한국 집에 머무르며 촬영한 듯 차분한 그의 뒤로 달라진 풍경만 잔잔하게 펼쳐진다. 장소가 어디든 한 달 살기를 즐겨하는 그는 “여행지에서는 오히려 집처럼 일상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가 유럽과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 총 21개 도시를 여행하고 쓴 책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상상출판)와 혼자 터키 여행을 다녀와 올린 영상 ‘여자 혼자 터키 여행’ 편에는 일기 같은 기록들이 남아 있다. 스스로 요리한 음식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기록할 때마다 그는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다녀온 여행지 중에서는 2017년 초부터 세 번이나 다녀온 아이슬란드, 이국적이면서 깨끗한 영국, 의외로 관광객이 적은 포르투갈을 추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조화로움이 많이 남아 있는 경주를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박 작가는 “아이슬란드에 갈 때마다 내가 아는 지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비로운 풍경을 만난다. 그래서인지 이 행성에서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또 인생은 얼마나 짧은지 등, 평소에는 전혀 하지 않는 겸허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명한 관광지든 집이든 여행의 환경이 고급스러운지 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주변 청소나 정리정돈을 통해 사랑하게 된 내 집 같은 공간에서 마음 편히 쉬는 것, 그게 나의 홈캉스”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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