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경쟁 뛰어든 엔씨….리니지 부진 만회할 또다른 카드?

최은수 기자 2023. 8.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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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개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 공개…규모별로 순차 공개
디지털 휴먼·캐릭터 등 게임 개발에 특화…플랫폼 외부 개방
엔씨소프트 생성형 AI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 툴을 활용해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모습 예시(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엔씨소프트가 한국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공개하고, 생성형 AI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내세운 중소형 언어모델을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유료모델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게임, 디지털 휴먼 등 게임 개발에 특화된 생성형 AI 플랫폼을 내년 외부에 공개해 콘텐츠 창작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지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전날 소형-중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바르코 LLM’을 공개했다.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13억, 64억, 130억개로 구성되며 향후 순차적으로 규모별 언어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한 소·중형 모델은 개인과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개변수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2040억개), 카카오 코GPT2.0(650억개)에 비해 훨씬 작지만, 구동을 위한 슈퍼 컴퓨팅 능력이 필요 없고, GPU(그래픽 처리 장치) 서버 1대에서 구동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맞춤형 모델을 만들어 서비스하기에도 용이하다.

엔씨소프트는 중·소규모 언어모델 학습용 데이터 생성에 활용 가능한 520억개 파라미터 대형 모델의 경우 오는 11월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 3월에는 텍스트와 함께 그림이나 사진을 하나의 맥락으로써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는 1000억개 파라미터 초거대 모델을 공개하고 다국어, 이미지 생성, 디지털 휴먼 행동 제어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최고연구책임자)는 “바르코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바르코를 통해서 게임 콘텐츠 개발은 물론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엔씨소프트가 AI 기술 개발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가운데 AI 연구에 가장 적극적이다.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지난 2011년 AI 연구조직을 꾸렸고 10여년이 지난 현재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300명에 이를 정도다.

AI 기술 콘텐츠 창작에 초점…일반인도 디지털 휴먼·게임 콘텐츠 창작

AI 언어모델 아마존에 유료 모델로 배포해 수익화 기대

엔씨소프트 바르코 LLM 로드맵(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엔씨소프트가 내세우는 바르코의 차별점은 게임 개발에 특화된 콘텐츠 창작이다. AI가 자사 주요 목표인 디지털휴먼 제작과 게임 개발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바르코 LLM’ 기반 생성 AI 플랫폼 3종 ‘바르코 스튜디오’도 오는 11월 사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정식 론칭한 뒤 내년 상반기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게임 리니지, 아이온 등 게임 IP를 바르코에 학습시켜 게임 관련 콘텐츠 창작에 다수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바르코 스튜디오의 텍스트 생성 및 관리 툴을 활용해 캐릭터, 세계관, 장소 등 주요한 설정을 AI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캐릭터 대사를 AI로 완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지 생성툴을 통해서는 클릭 몇 번으로 게임 캐릭터 등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휴먼 생성 및 편집, 운영툴을 활용해 디지털휴먼의 캐릭터 페르소나를 프리셋에서 선택하거나 편집해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다. 금융, 영어, 날씨 등 지식도 탑재해 전문가 페르소나를 가진 디지털 휴먼 생성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가 AI 모델을 활용한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분기 신작 부재와 주 수익원인 모바일 리니지 게임들의 매출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71%나 감소했다.

한 때 100만원을 넘어섰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25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최고 기대작 'TL'은 출시가 지연되면서 오는 12월 국내 선출시할 예정으로, 새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직 뚜렷한 생성형 AI 활용 수익화 전략이 공개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향후 바로코 LLM 서비스 유료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 외에도 차량 플랫폼, 교육, 로봇, 금융, 바이오, 공공 등 파트너들과 자사 대규모 AI 언어모델을 협력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바르코 LLM은 모델 크기가 같다면 대화와 생성에서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학습됐기 때문에 큰 비용 없이 다른 도메인에 빠르게 AI를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오는 24일 컨퍼런스 단(DAN)을 개최하고 고도화된 초거대 AI LLM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 AI서비스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AI 파트너십과 얼라이언스 기업들을 소개하며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도 연내 자체 LLM 코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며 카카오브레인은 코GPT와 이미지 생성형 AI 칼로 등을 활용해 국내 다양한 파트너들과 생성형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달 공개한 차세대 LLM '엑사원 2.0'을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 뿐만 아니라, 바이오·의료 등 보다 전문적인 영역에서 LG 계열사와 국내외 파트너사들이 엑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 사례를 만들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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