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선발투수’ 엄상백…꼴찌에서 2위 넘보는 KT의 마법 야구[어제의 프로야구]
KT 위즈가 또 이겼다. 순위로는 3위지만 최근 흐름으로만 보면 10개 팀을 통틀어 최고의 페이스다.
KT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 투수 엄상백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찬스마다 터진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KT는 같은 날 롯데에 패한 SSG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5월까지만 해도 KT는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정규시즌 50경기를 치를 때까지 승률은 0.375(18승 30패 2무)로 10개 팀 중 꼴찌였다. 하지만 주전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KT는 이후 52경기에서 37승 15패(승률 0.712)로 10개 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이다. 8월 들어 치른 13경기에서도 무려 11승(2패)을 거뒀다.
KT의 마법 같은 반등의 원동력은 ‘선발 야구’다. 6월 쿠에바스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하면서 KT는 막강한 5명의 선발 투수가 톱니바퀴 돌 듯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의 주인공은 사이드암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은 최고 시속 149km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을 절묘하게 섞어 던지며 6이닝을 3피안타 1볼넷 무실점 7탈삼진으로 막고 시즌 7승(6패)째를 챙겼다. 엄상백은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거뒀다.
엄상백이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베테랑 타자 김상수는 0-0 동점이던 2회초 2사 2, 3루에서 김동주의 직구를 받아쳐 선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배정대가 김동주의 시속 145㎞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배정대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하루 전엔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두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이 밖에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인 고영표와 왼손 선발 투수 벤자민, 오른손 투수 배제성 등이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누구하나 만만하게 볼 투수가 없다.
최근 4연패의 늪에 빠진 5위 두산은 5할 승률(49승 1무 49패)가 되며 6위 KIA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선두 두산은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6-3으로 꺾고 정규시즌 1위를 향해 한 걸음을 더 내딛었다.
LG 포수 박동원은 1-2로 뒤지던 6회 2사 만루에서 삼성 네 번째 투수 김대우의 한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7번째 만루 홈런이다. 8회에는 김현수가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정확히 100경기를 치른 LG는 62승 2무 36패(승률 0.633)로 10개 팀중 유일한 6할대 승률을 이어갔다. 2위 SSG와의 격차는 7경기로 큰 이변이 없는 한 한국시리즈 직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LG 선발투수 이정용은 이날도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챙겼다.
삼성은 선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갑작스런 목 통증으로 2이닝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게 뼈아팠다.
7위 롯데는 사직 안방경기에서 SSG에 7-4로 역전승하며 5강 싸움에 불을 붙였다. 롯데는 1-2로 뒤진 5회말 전준우의 좌월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초 강진성에게 우월 1점 홈런, 김성현의 내야 안타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곧 이은 6회 대타 정보근의 1타점 2루타로 다시 앞서갔다. 7회에는 김민석의 홈런과 이정훈의 좌중월 2루타 두 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마무리 김원중은 역대 21번째로 통산 100세이브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거둔 롯데는 5위 두산을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4위 NC와도 불과 2.5경기 차다. NC는 창원 안방 경기에서 한화에 3-4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광주 경기에서는 14안타를 몰아친 KIA가 최하위 키움을 11-3으로 완파했다.
KIA 왼손 선발투수 이의리는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아내며 5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1회부터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은 KIA는 2회 김태군의 1타점 2루타와 박찬호의 2루타 등으로 3점을 얹어 초반 승기를 잡았다. 3회와 4회에도 한 점씩을 보탰고 5회엔 상대의 실책을 틈타 3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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