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도 잘 팔려" vs "미분양 악몽, 공사 중단"…같은 대구 맞나요?

배규민 기자 2023. 8. 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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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사진은 30일 대구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3.03.30.


대구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멈춘 가운데 분양 시장은 입지에 따라 극명한 온도차를 보인다. 전용 84㎡ 분양가가 10억원이 넘지만 계약률이 빠르게 늘어나는 곳이 있는 반면 미분양 우려에 분양 승인을 취소하고 공사를 중단한 곳도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시 수성구 '범어자이'는 최근 계약률이 90%를 넘어섰다. 지난해 6월 분양을 시작해 1년 2개월 만이다.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9억6100만원이다. 발코니확장비(3600만원)·시스템에어컨(4대·644만원)을 포함하면 총 10억344만원으로 10억원이 넘는다.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으며 청약 당시 미달했으나 올 5월부터 계약률이 빠르게 늘었다.

수성구 범어동과 인접한 동구 신천동 '힐스테이트동대구센트럴'도 계약률이 60%에 육박했다. 올 1월 청약 당시 478가구 공급에 28명이 접수해 경쟁률 0.06%를 보여 청약 참패라는 오명을 썼었지만 최근 빠르게 계약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이 강남3구부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대구는 수성구부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지역 실수요자뿐 아니라 외부 투자 수요도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성구 부동산 시장은 반등 분위기다. 올 12월 입주 예정인 '수성범어더블유'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10억8000만원(33층)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약 7억3000만원으로 3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올 5월에는 7억중후반~8억중후반대에 거래됐으나 두달 만에 2억원 이상 올랐다. 현재 매물은 저층도 12억원 중반대부터 있다. 매물 자체가 많지 않고 분양권 프리미엄이 4억9000만~6억5000만원 형성돼 호가는 13억·14억대다.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 84㎡는 이달 14억원(7층)에 거래됐다. 올 1월 11억300만원(10층)·12억5000만원(16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3억원이 올랐다. 2021년3월 17억원(16층)에 최고가를 쓴 후 등락이 있었으나 올 5월부터 12억원대로 회복했다.

반면 분양이 되지 않아 분양 승인을 취소한 곳도 있다. 수성구 파동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310가구)' 지난해 2월 분양했으나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 6월 1년4개월만에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취소했다. 현재 공사도 중단한 상태로 분양과 공사 재개 여부는 향후 대구 부동산 시장을 살펴본 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남구 대명동 '영대병원역 골드클래스 센트럴'(610가구)도 올 6월 분양 승인을 취소했다. 해당 단지 주변에 2024년11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대명센트럴이 위치하는데 전용 84㎡ 분양권이 마이너스피 5000만원으로 5억4300만원대의 물건이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성구 범어동 등 일부 지역은 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아직 그렇지 않다"면서 "자잿값·인건비 인상 등으로 적정 분양가가 있는데 그 가격에 분양하면 미분양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사를 진행하는 단지도 후분양을 진행하거나 10년 장기 임대 등 다른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대구 부동산 시장은 1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7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 결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랐다. 대구는 2021년 11월 셋째 주부터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미분양 물량도 감소세다. 수성구를 중심으로 분양권이 팔리고 올해 분양 단지가 대폭 줄어서다. 6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1만1409가구로 전달보다 1324가구(10.4%)가 줄었다. 자치구별로 남구 643가구, 수성구 531가구, 동구 105가구 순으로 감소했다. 분양 승인 취소 건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감소 지역은 수성구와 동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수요가 제한적"이라면서 "대구도 저점 회복의 조짐이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 회복보다는 입지에 따라 신축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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