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총리도 갔다…고물가 덮친 유럽서 알바니아 휴가지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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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발칸반도의 소국 알바니아로 피서를 떠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스카이TG24 등 현지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에서 정기 여객선을 타고 알바니아 서남부 해안도시 블로레에 도착해 이곳에서 이틀간 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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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발칸반도의 소국 알바니아로 피서를 떠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스카이TG24 등 현지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에서 정기 여객선을 타고 알바니아 서남부 해안도시 블로레에 도착해 이곳에서 이틀간 휴가를 보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주부터 동거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 딸 지네브라 잠브루노와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다.
멜로니 총리가 그동안 휴가를 보내던 이탈리아 최고의 휴양지 풀리아에서 짐을 싸서 알바니아로 향하자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를 풍자하는 각종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게시됐다.
특히 멜로니 총리가 "파라솔과 의자 2개에 100유로(약 14만6천원)라고? 잠브루노, 어서 알바니아로 가자"고 말하는 말풍선이 달린 게시물이 큰 화제가 됐다.
멜로니 총리가 알바니아를 찾은 것은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지만 SNS 이용자들은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의 고물가와 바가지 상술에 질린 나머지 저렴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알바니아로 향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휴가철 피서지 바가지요금과 관련한 기사가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가뜩이나 비싼 물가에 바가지 상술마저 기승을 부리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휴가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이탈리아인들에게 지중해의 정취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저가 리조트가 많고 물가가 저렴한 알바니아는 가성비 좋은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도시 리미니에서 온 니콜라스 페레로는 알바니아 사란더에서 상태가 좋은 침실 4개짜리 공유 숙소를 일주일간 쓰는데 360유로(약 53만원)밖에 지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페레로는 사란더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 해변이 이탈리아 사람들로 가득 찼다며 "작은 이탈리아 같았다"고 말했다.
FT는 올해 들어 알바니아로 가는 저가 항공 노선이 여럿 생긴 이후 알바니아를 찾는 유럽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통계청 유로스탯에 따르면 1분기 알바니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일수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했다.
알바니아 관광 붐은 이탈리아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최근 이탈리아 방송 LA7과 인터뷰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에 대해 알바니아가 범죄자가 많은 위험한 국가라는 선입견에서 마침내 벗어났다고 자평했다.
라마 총리는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해 알바니아를 방문한 이탈리아 관광객이 50만명에 달한다면서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그 중 하나는 1991년 알바니아인들을 가득 태운 선박이 이탈리아 항구도시 바리에 상륙한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알바니아로 몰려든 이탈리아인들의 모습이라고 했다.
알바니아로 밀려드는 이탈리아인들을 1991년 1만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이 극심한 국내 혼란을 피해 이탈리아로 탈출한 사례에 빗댄 라마 총리의 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이탈리아에서 큰 논란이 됐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식량주권부 장관은 "(이탈리아 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인) 아드리아해에서 풀리아처럼 되고 싶어 하는 다른 나라들이 있지만, 이곳(풀리아)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응수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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