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아르헨…하루 새 환율 22%·금리 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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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아르헨티나가 하루 사이 환율을 22%, 기준금리도 21% 올리면서 극심한 경제 혼란에 빠졌다.
페소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정책기조를 1년 넘게 유지했지만 물가와 환율을 여전히 잡지 못한 가운데 14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아르헨티나 트럼프'라 불리는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52) 하원의원이 깜짝 1위를 차지하자 재집권을 노리는 정부 여당이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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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물가상승률 전년比 113%
- 10월 대선까지 혼란 가중 전망
남미 아르헨티나가 하루 사이 환율을 22%, 기준금리도 21% 올리면서 극심한 경제 혼란에 빠졌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시행된 예비선거에서 극우 야당 후보가 1위를 하자 단행된 조처로 정치 불안이 경제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97.00%에서 118.00%로 21%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기준금리가 100%를 넘긴 건 1980~1990년대 경제대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21%포인트 인상도 2002년 7월 22%포인트 넘게 올린 이후 21년 만의 최고 폭 상승이다. 연 기준금리 118%로 실효이자율은 209%가 되는 상황이다.
페소화 평가절하도 단행됐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는 14일 기습적으로 공식 달러 환율을 달러당 365.50페소로 22.45% 인상한 후 10월 본선거까지 공식 환율을 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소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정책기조를 1년 넘게 유지했지만 물가와 환율을 여전히 잡지 못한 가운데 14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아르헨티나 트럼프’라 불리는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52) 하원의원이 깜짝 1위를 차지하자 재집권을 노리는 정부 여당이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후보는 현지 화폐를 없애고 달러를 사용하자(DOLLARIZATION)는 공약 등을 내걸어 예비선거에서 30.04%의 득표율로 집권당인 좌파 ‘조국을 위한 연합’ 후보인 세르히오 마사(51) 현 경제장관(21.40%)을 큰 격차로 제쳤다. 그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수 차례 평가절하 권고와 10개가 넘는 각종 달러 환율 일원화 권고에도 아르헨티나 정부는 보유외환 고갈 등을 고려해 점진적인 환율 조절을 선택해 왔는데, 예비대선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경제전문가는 기준금리 인상은 고물가에 대한 대처라고 해도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인상 조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현지 매체 페르필에서 후안 데파블로 이코노미스트는 “IMF 권고 사항이라고 해도 기습적으로 공식 달러 환율을 22.45%나 올려 (페소화를) 평가절하한 것은 예비선거 패배에 대한 정부의 화풀이인지 모르겠다. 왜 어떻게 그런 최악의 결정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물가는 폭등세를 이어간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은 7월 월간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6.3%, 전년 동월 대비 113.4%를 각각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은 60.2%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예비선거 결과에 따른 시장 동요를 막고자 환율인상,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 여파로 8월 물가상승률은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조정 이후 벌써 수입품 상점은 가격을 평균 30% 정도 올렸다.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은 8월과 9월, 두 달간 물가상승률이 25%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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