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K콘텐츠의 미래
K콘텐츠가 대세다. 이번 잼버리 사태도 결국 K콘텐츠가 구원투수였다. 잼버리 정신과 성격에는 맞지 않았지만 세계 청소년들을 만족시킬 최고의 대체재였다. 얼마 전 서울예술단의 창작 뮤지컬 ‘신과 함께’를 대만의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공연 온라인 상영회 기획으로 대만 타이베이를 다녀왔다. 상영회와 함께 공연의 주요 장면을 배우들이 시연하는 쇼케이스와 한국의 뮤지컬 시장에 대한 특강 및 보컬 마스트 클래스도 겸하는 행사라 대만의 많은 공연 전문가와 지망생을 만날 기회였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곳에서 만난 한국말을 곧잘 하는 대만인들이었다. 영화관에서도, 공연장에서도, 강연장에서도 한국말로 소통하는 관객들과 대화할 수 있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K콘텐츠를 강사 삼아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K드라마, K뮤지컬을 애호하는 열정도 공통점이었다. 좋아하는 대상에 몰입하면서 좋아하는 대상의 언어를 익힌 것이다.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는 대만인이 한국의 창작 뮤지컬을 여러 편 봤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활성화된 공연의 온라인 상영문화가 또 다른 관객층을 낳고 있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K콘텐츠의 차세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경험이었다.
최근 중국과 대만 공연 관계자들에게 한국 뮤지컬에 대해 특강을 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한국 뮤지컬 시장을 이미 아시아의 중심 시장이며 뮤지컬 비즈니스를 전수 받아야 할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특강에 임하는 그들의 열정에서 확인하게 된다.
뮤지컬 시장은 세계적으로 극장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대도시에 집중해 있는 특이한 시장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브로드웨이, 영국의 웨스트엔드를 비롯해 유럽의 군소 시장, 그리고 한국의 2배 규모의 일본 시장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우리나라는 K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창작 뮤지컬로 아시아에서 중국, 대만, 그리고 일본으로까지 콘텐츠를 수출하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뮤지컬 시장으로 규정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1990년대 중반, 삼성영상사업단이 국내 최초의 뮤지컬 비즈니스 시스템을 시도하고 영미권의 뮤지컬 전문 스태프를 초빙해 국내 제작에 직접 투입하며 한국 뮤지컬 종사자들에게 현장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 이래 20년 만에 최근 한국 뮤지컬 종사자들은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 뮤지컬의 전문성을 전수하기 위한 출장이 잦다. 이제 한국적 뮤지컬 제작 노하우와 콘텐츠 수출에 바쁘게 된 것이다.
K콘텐츠의 열풍이 언제까지일까? 한국 뮤지컬 시장의 미래가 그 생명력의 단서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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