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하늘에 FA-50 경공격기, 땅엔 K2 전차·K9 자주포…
폴란드에 수출한 국산 FA-50 경공격기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상공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 상공에서 국산 항공기가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체결된 FA-50·K-9자주포 등 K방산의 폴란드 수출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이를 계기로 중동·동남아뿐 아니라 호주 등 서방 국가와의 방산 협력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FA-50 개발·생산 업체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16일 “폴란드 공군에 최근 납품한 FA-50GF 1·2호기가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국군의 날을 기념해 현지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비행은 ‘유럽 하늘 첫 비행’으로 국산 항공기의 새 역사를 쓴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민스크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A-50GF 1·2호기는 폴란드 공군이 보유한 미그-29와 편대로 함께 비행했다. 이후 미그 전투기가 편대를 이탈하는 모습이 연출됐는데, 이는 폴란드의 비행 체제가 구소련제 미그에서 FA-50으로 교체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안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며 “폴란드군은 최신 무기 체계를 통한 군 현대화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국방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이번 비행은 과거 전투기 원조를 받던 한국이 국산 항공기로 유럽의 하늘을 날며 대한민국 항공 역사를 새롭게 쓴 것”이라고 했다.
FA-50GF 1·2호기는 내달 26~27일 진행되는 폴란드 라돔에어쇼에서도 시범 비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FA-50GF 3·4호기도 오는 9월 중 폴란드에 도착한다. KAI는 지난해 폴란드와 FA-50을 총 48대 계약했으며, 올해 12월까지 12대를 1차 물량으로 납품한다. 남은 36대는 폴란드 공군의 요구를 반영해 성능 개량 버전인 FA-50PL(Poland)로 제작해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2028년까지 납품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액은 173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 이 중 71.6%(124억달러)를 폴란드가 담당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K2 전차(1000대)를 비롯해 K9 자주포(672문), FA-50 경공격기(48대), 천무 다연장로켓(288문) 등 한국산 무기 4종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각종 탄약류 등 최대 300억달러 규모 계약이 2차로 체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폴란드와 방산·국방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7월 바르샤바에서 “폴란드는 유럽의 관문으로서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상호 호혜적 방산 협력’을 강조했다. 당시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무기를 수입뿐 아니라 폴란드에서 직접 생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폴란드는 한국 방산업체 측에 K9 자주포 곡사포탄과 K2 전차의 전차탄을 연간 10만발씩 생산 가능한 탄약 공장을 현지에 세워 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방산업체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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