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 넘어 中견제 첨단기술 표준-공급망 협력 확대
구체적 협력 강화 방안 논의 예정
AI-퀀텀 등 국제표준 형성 노력”
블링컨 “3국정상회의, 동맹 새 장”
“한미일은 미래 성장동력이 될 인공지능(AI), 퀀텀, 우주 등 핵심 신흥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협력을 진행하고, 글로벌 표준 형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3국 정상회의를 목전에 둔 16일 공개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3국 협력이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등 안보 협력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공언했다. 그는 더 나아가 “수출통제 제도 운영과 관련해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정책에 보폭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의 장기 협력 지향의 대원칙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 한미일 협력이 북핵 문제 대응뿐 아니라 대중국 견제용 첨단기술 표준-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 협력으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15일(현지 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재하는 한미일 정상회의는 ‘3자 동맹’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대중국 견제 성격 포함될 것”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공급망에 대한 정보 공유와 함께 조기경보시스템(EWS) 구축 등 구체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EWS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에 포착하고 선제 대응하기 위해 AI나 빅데이터 등을 접목해 공급망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컨틴전시플랜을 가동해 공급망 충격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가동된다. 앞서 한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발생한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 ‘공급망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3국 회의를 계기로 이를 연계해 공급망 협력 수위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미일 3국이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 우주 등 핵심 신흥기술에 대한 글로벌 기술 표준 정립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만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통화에서 “미국 중심의 서방권이 세계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3국의 공조 협력 강화가 ‘특정한 한 나라’(중국)를 겨냥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중국이 (첨단기술, 공급망 문제 등에서) 공세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대중국 견제로 비칠 내용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국 견제를 둘러싼 논의 대부분이 수면 아래에서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 미국 “3자 동맹의 ‘새로운 장’ 될 것”
블링컨 장관은 국무부 브리핑에서 정상회의 의제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의는) 기후변화를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핵 위협 등으로 역내 및 국제 정세가 지정학적 경쟁 관계에 놓인 시점에 개최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동맹 간 결속을 강화하고 새롭게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국의) 핵심 동맹이며, 삼각 공조 강화는 미국에뿐만 아니라 역내 및 국제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일본 외무성도 16일 “지난달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한미일 연계의 진전을 환영한다”며 “(전날 한미일 외교장관 화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이 북한 대응뿐 아니라 지역 및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에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 다시 한번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미일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기술과 방위 관련 일련의 이니셔티브(initiative·계획 또는 구상)를 발족할 것이라고 익명의 미국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3국 정상은 지역적 책임이라는 상호 이해에 뜻을 같이하고 3국 핫라인 구축 등에 합의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3국 외교안보 담당 실장들이 연 1회 정기 협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담길 수 있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는 전망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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