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코치님 편할 것 같다, 저 같은 투수 있으면…" 한화 FA 모범생, 선발 구멍까지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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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마운드의 만능키 이태양(33)이 선발 구멍까지 말끔하게 메웠다.
경기 후 이태양은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발승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 잠깐 팀을 떠나 있었지만 항상 애정이 있었다. 다시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SSG에서 좋은 선배, 동료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이다. SSG에서 주연은 아니었지만 큰 경기와 우승 경험을 하면서 야구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초구 던질 때도 2~3구 생각하고 던질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스스로 쫓기는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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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이상학 기자] 한화 마운드의 만능키 이태양(33)이 선발 구멍까지 말끔하게 메웠다. 한화 소속으로는 6년 만에 선발승을 거두는 감격을 맛봤다.
이태양은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3연승 행진.
6월 중순 김민우의 부상 이탈과 장민재, 한승혁의 부진으로 4~5선발 자리에 구멍이 난 한화는 이태양에게 SOS를 쳤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SSG에서 선발로 7승을 거둔 이태양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구원 보직을 가리지 않고 던졌다.
올해도 지난 4월23일 대전 LG전(2이닝 무실점), 5월20일 잠실 LG전(3⅔이닝 무실점)을 대체 선발로 맡아 호투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대체 선발이 아니라 정식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시즌 3번째 선발등판에 나섰다. 63개의 공으로 5이닝 1실점 깔끔투로 첫 선발승까지 거뒀다.
1회 우익수 김태연이 다이빙 캐치에 실패하며 박민우에게 3루타를 내준 이태양은 박건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첫 실점했지만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최고 구속은 144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직구(24개), 슬라이더(17개), 커브, 포크볼(이상 11개)을 고르게 섞어 던졌다. 5회를 불과 63개의 공으로 막았는데 스트라이크가 46개로 73% 비율을 차지했다. 탈삼진은 1개뿐이었지만 공격적으로 던지며 맞혀 잡는 투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시즌 첫 선발승과 함께 2승째를 거둔 이태양은 평균자책점도 2.43에서 2.37로 낮췄다. 선발승은 SSG 소속이었던 지난해 9월24일 문학 두산전(5이닝 1실점) 이후 326일 만이다. 한화 소속으로 기록한 선발승은 2017년 6월18일 수원 KT전(5이닝 2자책점) 이후 무려 2250일 만이다. 2020년 6월 SK(현 SSG)로 트레이드된 이태양은 지난해 시즌 후 4년 25억원 FA 계약으로 한화에 돌아왔다.
경기 후 이태양은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발승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 잠깐 팀을 떠나 있었지만 항상 애정이 있었다. 다시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SSG에서 좋은 선배, 동료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이다. SSG에서 주연은 아니었지만 큰 경기와 우승 경험을 하면서 야구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초구 던질 때도 2~3구 생각하고 던질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스스로 쫓기는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기는 경기뿐만 아니라 추격하는 상황까지 가리지 않고 투입되다 선발로 보직이 다시 바뀌었다. 보통 투수라면 적응하기 바쁘지만 커리어 내내 다양하게 던진 이태양은 어렵지 않게 맡은 바 임무를 소화했다. 그는 “저는 적응력이 좋다. 불펜에 있었지만 언제 선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기다리며 준비했다. 후배들에게 선발 기회가 먼저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선발로서의 모습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롱릴리프가 부족한 팀 사정상 불펜에 비중을 두다 보니 선발 기회가 많이 돌아가진 않았다. 이에 대해 아쉬움도 있었을 법하지만 이태양은 “보직은 코칭스태프에서 선택해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며 “감독·코치님들은 저 같은 선수 있으면 편할 것 같다”는 말로 웃으며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최원호 한화 감독도 “언제나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주는 이태양이 선발로도 5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줬다. 정말 훌륭한 피칭을 보여줬다”고 고마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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