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37세에 수술 받고 43세까지 210승…KIA 164승 대투수 좌절금지, 무너지면 안 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대투수 양현종의 시련. 어떻게 보면 시련도 아니다.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된다.
KIA는 지난 15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양현종을 1군에서 제외했다. 최근 부진에 따른 재정비 및 휴식 차원이다. 알고 보면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까마득한 후배 이의리와 윤영철도 전반기에 한 차례씩 쉬었는데, 35세의 베테랑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피로감이 밀려올 때가 됐다. 야구가 잘 되면 모르겠는데, 여름 들어 양현종은 야구가 잘 안 풀린다.
19경기서 5승7패 평균자책점 4.39. WHIP 1.55에 피안타율 0.301이다. 퀄리티스타트는 6회. 7월6일 인천 SSG전 이후 4경기 연속, 1개월 반 정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도 여섯 차례 연속하지 못했다. 8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8.44.
양현종은 어차피 힘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다.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 현란한 피치 다지인으로 승부하는 타입이다. 운동능력이 30대 초반보다 떨어질 때는 됐다. 그러나 급격하게 하락세를 탈 시기 또한 아니다.
더구나 몸 관리를 잘 하는 양현종이 급격하게 운동능력이 처질 가능성은 낮다. 근래 패스트볼 구속이 조금씩 떨어지지만, 이 정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시간을 갖고 정비하면서 자신의 무기를 점검하는 시간으로 삼으면 반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실적으로 KIA 선발진은 양현종의 무게감, 존재감이 여전히 상당히 크다. 이의리와 윤영철은 아주 좋은 좌완 선발투수들이다. 그러나 이제 3년차, 1년차라서 에이스로 올라서기엔 무리가 있다. 이의리의 경우 제구 기복, 윤영철은 스피드라는 확실한 보완 및 연구 과제도 있다.
즉, 양현종으로선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때까지 선발진의 기둥 노릇을 하며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다. 사실 KT 이강철 감독의 10년 연속 10승, 송진우의 통산 최다승(210승) 도전 등 기록은 부차적인 요소다. 양현종으로선 어떻게든 경쟁력을 회복해 미래의 방향성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1~2년 하고 야구를 그만둘 것도 아니다.
양현종이 앞으로 선수생활을 하면 자연스럽게 송진우와 비교가 되긴 할 것이다. 그런 송진우도 37세이던 2003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경력이 있다. 반면 양현종은 아직 한 번도 수술을 받은 적이 없다.
송진우는 37세 시즌을 받고도 38세 시즌에 건강하게 돌아와 43세, 2009시즌까지 뛰었다. 수술을 받고 돌아온 송진우도 38세 시즌부터 총 39승을 더했다. 하물며 아프지도 않은 양현종이라면, 이 정도 시련은 아무 것도 아니다.
설령 9년 연속 10승에 실패해도, 210승 도전에 끝내 실패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양현종이 양현종답게 꾸준히, 건강한 몸으로 투구하며 KIA 마운드를 이끄는 것이다. 여름 들어 부진의 골이 깊긴 하지만, 여기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 당장 KIA로서도 양현종에게 시간을 줄 약간의 여유는 있다. 올 시즌만 해도 진짜 승부처는 찾아오지도 않았다. 여전히 양현종이 KIA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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