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알프스 아이스맨 외치, 어두운 피부·대머리에 당뇨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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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만년설에서 발견돼 '알프스 아이스맨'으로 불려 온 신석기·청동기시대 사냥꾼 '외치'(Oetzi)는 현재 튀르키예 지역인 아나톨리아의 농경 집단 후손으로 거무스름한 피부에 사망 당시 남성형 대머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 공동저자인 이탈리아 볼차노 유라크(Eurac) 미라 연구소의 알베르트 징크 박사는 게놈 분석에서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도 발견됐다면서 다만 외치가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해 사망 당시까지 이런 유전 요인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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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1991년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만년설에서 발견돼 '알프스 아이스맨'으로 불려 온 신석기·청동기시대 사냥꾼 '외치'(Oetzi)는 현재 튀르키예 지역인 아나톨리아의 농경 집단 후손으로 거무스름한 피부에 사망 당시 남성형 대머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요하네스 클라우제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17일 과학저널 '셀 지노믹스'(Cell Genomics)에서 첨단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로 외치의 게놈을 분석, 그의 외모 및 유전적 기원과 관련해 이런 사실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치는 약 5천300여년 전 사망한 신석기·청동기 시대 전환기의 사냥꾼으로 1991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접경지역인 알프스산맥 등산로 얼음 속에서 등에 화살촉이 박힌 채 발견됐다.
완전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외치는 사망 당시 45세, 키 160cm, 몸무게 50kg이었으며,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가 소유권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발견 장소가 이탈리아로 확인되면서 지금은 사우스 티롤 고고학 박물관(South Tyrol Archaeological Museum)에 보관돼 있다.
현대 유럽인 대부분의 유전적 구성은 주로 세 가지 조상 집단이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약 8천년 전 서부 수렵-채집인 집단과 아나톨리아에서 이주한 농경 집단이 점차 섞인 뒤 4천900여년 전에는 여기에 동유럽에서 온 초원 목축 집단이 합쳐졌다.
첨단 염기서열 분석 기법을 적용한 이번 게놈 분석 결과 외치의 초기 게놈 분석에서 발견됐던 동유럽 초원 목축 집단의 유전적 흔적은 외치의 표본이 현대 DNA로 오염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대신 외치의 게놈을 그와 같은 시대에 살던 다른 초기 유럽인들과 비교한 결과 외치 게놈에는 아나톨리아 농경 집단의 유전자 비율이 92% 이상으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제 박사는 "이는 외치가 다른 초기 유럽인 집단과 거의 접촉하지 않고 아나톨리아에서 직접 이탈리아·오스트리아 지역으로 이주해온 농경 집단의 후손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또 외치의 외모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도 밝혀졌다.
최초 게놈 분석에서 이미 지중해계 유럽인으로 밝혀진 외치는 피부색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두웠고 남성형 대머리 유전자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클라우제 박사는 "게놈 분석 결과 높은 피부 색소 침착, 어두운 눈 색깔, 남성형 대머리 같은 표현형 특성이 발견됐다"며 "이는 외치가 피부색과 눈 색깔이 밝고 머리카락이 많은 남성이었을 것이라는 초기 게놈 분석 결과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이탈리아 볼차노 유라크(Eurac) 미라 연구소의 알베르트 징크 박사는 게놈 분석에서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도 발견됐다면서 다만 외치가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해 사망 당시까지 이런 유전 요인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크라우제 교수는 그러나 "외치가 그가 살던 시대와 지역 사람들을 대표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연구에서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 살던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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