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영]삼성전자 해외서 번 돈 22조 국내 투자… 감세의 선순환

김재영 논설위원 2023. 8. 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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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해외에 쌓아뒀던 수익금 가운데 22조 원 가까운 돈이 올해 상반기에 국내로 돌아왔다.

해외에서 국내로 돈이 들어왔으니 투자유치라 할 만하다.

역대 최고라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FDI) 신고액 22조3500억 원과 맞먹는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로 돌아온 '유턴기업'의 투자액 3조 원의 7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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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해외에 쌓아뒀던 수익금 가운데 22조 원 가까운 돈이 올해 상반기에 국내로 돌아왔다. 대부분 생산설비 구축에 투입됐다고 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돈이 들어왔으니 투자유치라 할 만하다. 해외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기는 ‘리쇼어링’과 마찬가지다. 역대 최고라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FDI) 신고액 22조3500억 원과 맞먹는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로 돌아온 ‘유턴기업’의 투자액 3조 원의 7배가 넘는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해외법인이 본사로 보낸 배당금은 21조84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378억 원의 158배에 이른다. 상반기는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다. 현대자동차그룹도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배 늘어난 7조8000억 원을 국내로 가져왔다. 기업들은 반도체·전기차 공장 증설 등 미래 먹을거리 투자에 배당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업들이 해외에 묵혀 뒀던 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은 지난해 세법 개정의 효과다. 지난해까진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벌면 현지에서 세금을 내고도 국내로 들여올 때 다시 세금을 내야 해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한 배당금을 국내에 들여올 경우 해당 금액의 5%까지만 과세한다. 감세의 나비효과는 크다. 들여온 돈은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이 됐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경상수지와 원화 가치 방어에도 도움이 됐다.

▷해외 자회사의 배당 소득에 비과세하는 건 효과가 검증된 정책이다. 미국 기업들은 2017년까지 약 1조 달러를 해외에 유보금으로 쌓아 두고 있었는데, 과세 체계가 바뀐 2018년에 이 중 77%인 7700억 달러를 미국으로 들여왔다. 일본도 2009년 세제 개편으로 해외 자회사의 배당에 대한 ‘익금불산입’ 제도를 도입하자 이듬해 해외 유보액의 95.4%가 국내로 돌아왔다. 이를 넘어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일본은 ‘경제안전보장추진법’ 등을 통해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세제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배당금 비과세로 법인세수가 줄어들고 대기업 배만 불릴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4∼2027년 연평균 1044억 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국내로 돌아온 돈이 수십조 원에 이르고 향후 국내 투자로 발생할 이익까지 고려하면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업에 과도한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을 흔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에 비유한다. 당장의 세수 감소만 볼 게 아니다. 감세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다시 세수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우리 경제를 살찌게 한다.

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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