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SIGHT]퇴사장려금 제도, 관리자와 직원 모두 이득이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금전으로 보상하는 퇴사장려금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신발, 의류 소매업체 자포스가 ‘디 오퍼’라고 불리는 이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자포스는 신입 사원이 4주간 교육 후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보너스를 지급해 그만두도록 한다. 보너스의 규모를 처음엔 100달러 제시했는데 이때 제안을 받아들이는 교육생은 거의 없었다. 보너스를 4000달러까지 올렸는데도 여전히 제안을 수락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는 교육생이 매우 의욕적임을 보여준다.
2009년 자포스를 인수한 아마존은 이 제도를 변형했다. 아마존이 제도를 시행한 첫해인 2014년,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는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1년에 한 번, 저희는 직원에게 퇴사장려금을 제안합니다. 제안이 이뤄진 첫해에는 2000달러를 지급합니다. 그 후 매년 1000달러씩 인상해 5000달러가 될 때까지 지급합니다. 사실 우리가 이 제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제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라’입니다. 직원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머물길 바라니까요. 그런데 왜 이런 제안을 할까요? 그들이 잠시라도 시간을 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직원이 원하지 않는 곳에 머무는 것은 직원이나 회사 모두에 좋지 않습니다.”
퇴사장려금 제도는 매우 효과적이다. 조직에 불만족스러운 직원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 하지만 퇴사 시 금전 보상을 제공한다면 이들이 불만을 드러내도록 장려할 수 있다. 또한 이 제도의 중요한 효과는 남아 있는 직원에게 동기 부여를 한다는 점이다. 직원이 퇴사장려금을 거절한다는 것은 직원이 회사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의미가 된다.
적합한 직원이 그만두는 건 아닌지, 남아 있는 직원이 인센티브를 통해 실제 자극을 받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최근 한 컨설팅 회사는 전 세계 지사 일부에서 퇴사장려금 실험을 시작했다. 파트너로 승진이 될 것인지 결정하기 전,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에게 퇴사장려금을 제공한 다음, 장려금을 제공하지 않는 비슷한 대조군과 비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퇴사장려금을 제공한 지사에선 신규 파트너 유지율이 대조군의 유지율보다 높았다. 이는 퇴사장려금 제도가 파트너로 임명된 후 퇴사할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미리 감별하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퇴사장려금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제도의 작동 방식과 채택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직원이 제도의 목적을 이해하면 제도에 더 잘 반응할 것이다. 또한 일부 직원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금액이 충분해야 하지만 너무 많은 직원이 기꺼이 동참할 정도로 높진 않아야 한다. 또한 퇴사장려금 제도를 선택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어떤 그룹이나 직급이 제도 적용에 적합한지 결정해 범위를 제한하는 게 좋다. 마감일도 정해야 한다. 이 제도는 개방형이면 안 된다. 직원에게 수락 여부를 결정할 짧은 기간을 주고, 해당 날짜가 지나면 제안이 끝난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도의 효과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퇴사장려금 제도는 관리자와 직원 모두에게 이득이다. 관리자는 진정으로 의욕 넘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별할 수 있다. 의욕 없는 직원은 보상을 받고 원만하게 퇴사할 수 있다. 의욕 넘치는 직원은 헌신을 다하려는 마음을 진정성 있게 보여줄 수 있다. 궁극적으로 퇴사장려금은 인센티브의 힘을 활용해 기업이 직원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익한 제도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퇴사장려금으로 의욕 넘치는 직원 발굴하기’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
유리 그니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래디경영대학원 행동경제학 석좌교수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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