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토스였나 아니었나…아무렴 어때, 한화 27세 중앙내야수의 ‘서커스 수비’[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이도윤이 왜 한화 중앙내야에서 중용되는지 드러난 경기였다.
한화 내야수 이도윤(27)이 16일 창원 NC전서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서커스 수비를 선보였다. 5회와 7회 강렬한 수비가 나왔다. 사실 5회에는 약간의 행운이 있었다. 1-1 동점이던 5회말이었다. 한화는 앞선 5회초에 2사 3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5회말 NC 선두타자 도태훈이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한화로선 위기감이 감돌던 상황.
그런데 안중열이 한화 선발투수 이태양의 초구에 반응했다. 잘 맞은 타구였고, 중앙내야를 빠져나갈 듯했다. 하지만, 2루수 문현빈이 끝까지 타구를 따라갔다. 그리고 글러브 끝에 걸렸다. 그런데 글러브에 맞은 이 공이 원 바운드로 절묘하게 유격수 이도윤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이도윤은 당연히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 커버를 들어왔다. 중계방송사의 느린 그림을 보면 문현빈이 절묘한(?) 글러브 토스를 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랬다면 이도윤의 글러브에 정확히 들어가야 하는데 힘 없이 원 바운드가 됐기 때문이다.
그저 문현빈은 몸을 잘 날렸고, 타구가 문현빈의 글러브에 걸린 뒤 이도윤이 수습을 잘 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 이도윤의 위치선정, 2루 커버 타이밍이 절묘했다. 이도윤이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 경기흐름이 바뀔 수 있었다.
경기를 중계하던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도 웃으며 “이도윤이 센스가 있다”라고 했다. 2루에서 아웃카운트를 올린 이도윤은 1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NC로 넘어갈 뻔한 경기흐름이 다시 팽팽해진 순간이었다. 물론 경기 후 만난 이태영은 “현빈이가 야구 센스가 있어서 글러브 토스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도윤의 호수비는 7회에도 나왔다. 하주석이 유격수로 나오면서 이도윤이 2루로 옮겼다. 역시 수비 포지션을 바꾼 선수에게 곧바로 타구가 가는 게 ‘국룰’이다. 권희동이 김범수를 상대로 역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이때 이도윤이 2루 쪽으로 재빨리 이동해 타구를 잡았고, 곧바로 몸을 돌려 1루에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2루수에게 가장 까다로운 코스의 타구였다. 2루로 가자마자 좋은 수비로 불펜투수들을 편안하게 했다.
사실 이도윤은 최원호 감독이 철저히 수비만 보고 기용하는 선수다. 하주석이 복귀했지만, 이도윤은 안정감 있는 수비로 주전 유격수를 지킨다. 그런데 타격까지 좋다. 이날까지 61경기서 169타수 48안타 타율 0.284 8타점 19득점 장타율 0.349 출루율 0.331 OPS 0.680이다. 특급성적은 아니지만 애버리지가 2할8푼이 넘는 게 단연 인상적이다. 이쯤 되면 한화로선 생각지도 않던 ‘올해의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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