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기세야구, 순위레이스를 흔들다
프로야구 롯데 전준우(37)는 16일 사직 야구장에서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다. 1-2로 뒤진 4회 1사 만루에서 3루에 있다가 고승민(23)의 짧은 중견수 쪽 뜬 공 때 과감하게 홈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김강민(41)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아웃됐다. 무모한 질주로 동점 또는 역전 기회가 사라졌다. 그러나 전준우는 곧바로 속죄포를 날렸다. 5회말 2사 1·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등장한 그는 박종훈(32)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뽑아낸 것.
롯데는 6회초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한 번 살아난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6회말 대타 정보근(24)이 1타점 2루타를 날렸고, 7회말엔 김민석(19)의 홈런으로 6-4로 달아났다. 여기서 전준우는 중전 안타를 때리고 나가 안권수(30)의 좌중간 2루타 때 그대로 홈까지 내달렸다. 이번엔 살았다. 7-4. 롯데는 필승 계투조(구승민-최준용-김원중)를 가동해 SSG 반격을 막아냈다. 김원중(30)은 2020년 마무리로 전업한 뒤 이날 4시즌 만에 통산 100세이브에 도달했다. 롯데는 최근 10경기 7승3패로 ‘기세 야구’를 펼치며 후반기 프로야구 순위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아직 7위이긴 하지만 6위 KIA와 0.5경기 차이고, 5위 두산과도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3위 KT는 잠실에서 두산을 5대2로 눌러 4연승을 달리며 2위 SSG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선발 엄상백(27)이 6이닝 무실점으로 7승(6패)째. 두산은 4연패 늪에 빠졌다. 11연승이 끝난 7월 26일 이후 5승13패다.
KIA는 광주 홈경기에서 키움을 11대3으로 대파해 6위 자리를 지켰다. 이의리(21)가 삼진 9개를 잡으면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선두 LG는 대구에서 삼성에 6대3 역전승을 거뒀다. 1-2로 뒤진 6회초 박동원(33)이 만루홈런을 터뜨렸고, 8회초 김현수(35)가 솔로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투수 이정용(27)이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이정용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4승무패다. 앞선 세 번은 구원승이었다. LG는 이날 승리로 2위 SSG와 경기 차이를 7로 벌렸다.
7위 한화도 4위 NC를 4대3으로 누르고 3연승(1무 포함)을 달렸다. 한화 선발 이태양(33)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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