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정부 ‘5대 무책임’ 규정…‘1특검·4국조’ 성사 가능성은 [미드나잇 이슈]
“선택과 집중해야…” 당내서도 우려 목소리 나와
이미 민주 발 특검법안·국조 요구서 여러건 계류 중
與도 ‘文 정부’ 겨냥 LH 부실시공 사태 국조 시사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윤석열 정부의 ‘5대 무책임’을 규정하고 ‘1특별검사·4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특검·4국조’는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대통령실 개입 의혹’ 특검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방송 장악, 오송지하차도 침수사고, 새만금 잼버리 파행’ 국정조사를 말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5대 사건에 대한 1특검·4국조를 조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1건의 특검과 4건의 국정조사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당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 모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진실 규명보다 정쟁이 주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특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사건은 고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이 ‘집단항명’ 혐의 등으로 입건된 것과 관련해 제기된 수사 외압 의혹이다. 다만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면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법사위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거부권 행사)할 수 있다.
앞서 박 대령(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 장관은 이 보고서를 결재까지 끝냈다. 하지만 다음날인 31일 이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앞두고 해병대 지휘부에 이첩을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이러한 지시를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 대령에게 전달했으나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 측 주장이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 8일 오전 해병대사령부에서 정종범 부사령관을 심의위원장으로 하는 보직해임심의위원회를 열고 박 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젊은 병사의 죽음을 왜곡하는 것은 숨진 병사와 유가족, 국민들에 대해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은 특검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성격은 중대한 권력 남용과 국기문란”이라며 “박 전 단장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그를 공익제보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국방위 소집을 거부한다면 야당끼리만이라도 전체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4일 국방위 개회(16일) 요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오는 18일 해병대 사령부를 찾아 김계환 사령관과 정종범 부사령관, 현 광역수사대장, 박정훈 전 수사단장을 면담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공영방송 임원 해임 및 방송통신위원회 파행 운영 등 방송장악 논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운영 등은 국정조사를 추진한다. 국회에는 앞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가 다수 계류 중이나 성사는 불투명한 상태다.
국정조사를 위해선 여야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 등 절차가 필요해 양측의 합의가 중요하다. 여야 정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쉽사리 추진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정부 들어 실제 성사된 사례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유일하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조차 결과보고서는 여당이 보이콧한 채 야 3당 단독으로 채택됐다.
여당의 거센 반발 속에 계류 중인 국정조사 요구안은 이미 3건이다. 민주당은 앞서 ‘일제 강제동원 굴욕 해법 및 한·일 정상회담’, ‘감사원의 불법 정치감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 요구안을 발의한 바 있다.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합친 이른바 쌍특검법, ‘검·언유착 의혹’ 관련 특검법안 등 3건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문재인 전 정부를 겨냥한 ‘국정조사 카드’를 시사한 바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부실시공(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 당시 주택건설 분야 최고위직을 담당헀던 김현미·변창흠 등 두 전직 장관은 자신들이 당시 무슨 일을 했는지, 왜 이런 3불(부실설계·시공·감리)이 횡행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국정조사 의지를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은 같은 날 관련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 차원의 감사 등 조치 이후 당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필요 시 국정조사를 검토하자는 입장으로 정리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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