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환상조화' KT 4연승, 2위까지 단 1G... 엄상백 QS+배정대 쐐기 투런포→박영현-김재윤 철벽 가동 '두산 4연패' [잠실 현장리뷰]
KT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한 엄상백과 결승타와 쐐기 홈런을 날린 김상수와 배정대의 활약 속에 5-2로 이겼다.
4연승을 달린 3위 KT는 55승 45패 2무를 기록하며 선두 LG 트윈스와 2위 SSG 랜더스를 압박했다. 4연패에 빠진 두산은 49승 49패 1무로 결국 승패 마진이 모두 사라졌다. 이날 2위 SSG가 롯데 자이언츠에 4-7로 패하며 KT는 1경기 차로 2위와 승차를 좁혔다. 5위 두산은 이날 승리한 KIA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안재석(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김인태(우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장승현(포수)-허경민(3루수)로 타순을 꾸렸다. 김동주가 엄상백과 맞대결을 벌였다.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동주가 선발로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던져주면 좋겠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으면 교체할 수밖에 없다"며 "승리를 챙긴지도 꽤 오래됐다. 안정된 피칭으로 승리해주길 바란다. 워낙 재능은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T는 후반기 21경기에서 17승 4패로 가장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2위 SSG 랜더스와 격차를 2경기까지 좁혔다.
이강철 감독은 순위 싸움에 대해 "하루하루 욕심이 난다. 순위가 아닌 날마다 매 경기 (이기고 싶은) 욕심이 난다"며 "선발들이 확실히 긴 이닝을 끌어주고 (박)영현이와 (김)재윤이가 잘 막아주고 있다. 이젠 6이닝을 던지고 내려오면 조기 강판하는 것 같다. 이렇게 계속 될 수는 없다. 이길 수 있을 때 많이 이겨놔야 한다"고 말했다.
엄상백도 핵심 축 중 하나였다. 이 기간 4차례 등판해 패배 없이 3승 평균자책점(ERA) 3.38을 기록했다. 매 경기 6이닝 이상 투구했고 최근 2경기에선 연속 7이닝을 소화했다.
이날도 엄상백은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체인지업과 속구, 컷패스트볼 스리피치 위주 투구를 펼치면서도 과감한 승부와 절묘한 커맨드로 위기 없이 이닝을 소화했다.
4회엔 선두타자 안재석에게 3루타를 맞았지만 김재환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루킹삼진을 잡아내더니 김인태의 1루수 직선타 때 행운의 더블아웃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까지 절반이 삼자범퇴였고 모든 이닝을 4타자 이하로 막아냈다. 투구수는 85구에 불과했지만 KT는 투수 교체를 택했다.
엄상백은 6회까지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9번째 QS. 뒤이어 공을 넘겨받은 투수들이 리드를 지켜내며 시즌 7승(6패) 째를 따냈다. ERA는 3.69에서 3.48로 낮췄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9㎞, 평균은 146㎞. 그러나 속구(16구)보다 변화무쌍한 체인지업(47구)과 컷패스트볼(22구)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이날은 6이닝을 채웠다. 그러나 순간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게 아쉬웠다. KT 입장에선 찰나의 틈을 파고 들어 승기를 챙겼다. "이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이겨놔야 한다"는 이강철 감독의 메시지를 철저히 이행했다.
2회 2사에서 이호연이 좌측 펜스 앞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렸다. 김동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크를 범하며 이호연이 3루까지 걸어갔고 오윤석은 볼넷으로 1루를 밟았다. 이어 더블스틸을 의식하는 두산의 심리를 역이용해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밥상을 차렸다.
2사였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베테랑 김상수가 우전안타를 날려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어 배정대는 2사 1루 볼카운트 1-1에서 김동주의 몸 쪽 시속 145㎞ 속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시즌 첫 홈런. 동료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로 배정대를 반겼고 이닝이 종료되자 그에게 달려들어 뜨거운 축하를 보냈다.
김동주는 6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하며 5패(2승) 째를 떠안았다. ERA도 3.74로 높아졌다.
속구(40구) 최고 시속은 150㎞, 평균은 146㎞로 준수했고 슬라이더(36구)와 스플리터(13구) 자체도 준수했기에 2회 4실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쐐기 홈런을 터뜨린 배정대는 이후 타석에서 침묵했지만 7회말 2사 2루에서 강승호의 대형 타구를 완벽히 걷어내며 실점 위기를 지워냈다.
KT에선 엄상백에 이어 등판한 손동현이 6회를 잘 막아냈으나 8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호에게 추격의 솔로포(시즌 1호)를 허용하자 철벽 필승 듀오를 가동했다. 8회말 4-1로 앞선 무사에서 '홀드왕' 박영현이 등판했고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히 잡아냈다.
9회초엔 바뀐 투수 김민규를 상대로 알포드가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 포수 실책으로 3루까지 파고 들었고 폭투를 틈타 홈까지 파고 들어 두산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세이브 상황이 사라졌고 주권이 등판했지만 김재환과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결국 마운드엔 김재윤이 등판했다. 5-2로 앞선 9회말 1사 주자 1루에서 김재윤은 강승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재호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황재균이 놓치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대타 김대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졌다.
KT는 단 5안타와 4볼넷으로 5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보였으나 두산은 8안타 2볼넷에도 더블아웃과 병살타, 맥없는 타구 등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뒤집어내지 못하고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엄상백이 장성우와 좋은 호흡으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박영현, 김재윤도 잘 막아주며 엄상백의 승리를 도왔다"며 "타선에서는 2회 2사 후 한번의 찬스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상수의 선취 타점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최근 공수에서 맹활약 하고 있는 배정대가 홈런을 기록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칭찬했다.
승리 투수 엄상백은 "오늘 경기에선 제구가 원하는 대로 잘 된 편이었다. 무엇보다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컸다. 또 타자들도 초반에 잘 쳐주면서 집중력이 생겼다"며 "(장)성우형의 리드대로 잘 던지려고 했다. 또 팀이 연승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집중했다. 팀이 연승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보탬이 되도록 계속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전했다.
쐐기 투런 홈런의 주인공 배정대는 "타격 훈련할 때부터 김강, 유한준 코치님도 내가 상체로 리드를 많이 해서 하체로 하는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이 무의식 중에 경기에서 나온 것 같다"며 "그런 결과가 나온 것도 그렇고 올 시즌 첫 홈런인 것도 좋게 생각한다. 홈런 타자가 아니기에 홈런보다는 팀이 이기는 데 기여한 것 중에 그냥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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