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피해 논콩 보상하라”…논콩 갈아엎은 ‘농심’
[KBS 전주] [앵커]
이번 여름 집중호우로 논콩 주산지인 전북은 침수 피해가 잇따르며 작물 수확조차 어려운 상황인데요.
농민들은 정부가 논에 콩, 밀 같은 작물을 심도록 권장했던 만큼, 기대 수익 전액을 보상하라며 논까지 갈아엎고 나섰습니다.
김현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천 제곱미터 면적의 논콩 재배지.
씨를 뿌린지 불과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대형 트랙터가 다시 논을 뒤집어 엎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로 올 여름에만 수차례 논이 물에 잠겼기 때문입니다.
제가 손에 들고 있는 게 침수가 된 논에서 자란 논콩인데요.
제대로 성장한 논콩과 비교하면 뿌리는 썩어있고 잎은 시들었습니다.
정부는 쌀 공급 과잉 등의 이유로 올해부터 논에 벼가 아닌 콩이나 밀, 가루 쌀 등을 심으면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전북의 논콩 재배 면적은 한 해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만 1,577ha에 달하는데, 올 여름 전체 재배 면적의 85%가 침수 피해를 봤습니다.
농민들은 논에 밭작물을 심는 것이 애초에 잘못됐고, 논콩 재배를 장려한 정부가 배수로 같은 기반시설 정비에는 신경 쓰지 않으면서 피해가 컸다고 말합니다.
[황양택/침수 피해 농민 : "콩을 심게 되면 배수로를, 콩에 맞는 배수로 정비사업을 제대로 해야 하고, 배수 펌프장을 설치를 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정부는 침수 피해를 본 논에 논콩이나 다른 대체 작물을 다시 심으면 전략직불금을 지원하고, 작물을 심는 게 어렵다면 지자체가 판단해 직불금을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농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이민규/정읍시농민회 산내면 지회장 : "밭에 심어야 할 콩을 정부가 심으라 해서 논에 심었으니 기상재해로 농민이 입은 손실은 정부가 100% 책임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농민들은 정부에 논콩을 정상적으로 수확했을 때의 기대 수익을 보상하고, 여름철 집중호우 등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만큼 이를 반영한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박유정/화면제공:시청자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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