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지켜냈지만…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 “마음 무겁다”
해임안 표결서 재적 이사 8명 중 4명만 찬성해 부결
주도했던 상임이사 3명, 부결되자마자 회의장 나가
노조 “해임 사유 언어도단”…직원 대다수도 부정적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장의 해임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언론재단은 16일 열린 비공개 이사회에서 표 이사장 해임안을 표결한 결과 재적 이사 8명 중 4명만이 찬성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반대 2명, 기권 2명이었다.
언론재단 이사는 총 9명이다. 표 이사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3명(유병철 경영본부장, 남정호 미디어본부장, 정권현 정부광고본부장)과 비상임이사 5명(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 이준웅 한국언론학회장,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 추승호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등이다.
표 이사장은 자신의 해임안이 상정됐기 때문에 의결 때 재적 이사에서 제외됐다.
해임안 표결에는 재적 이사 8명 중 4명(상임이사 3명·추승호 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이 찬성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 김응규 방송협회 사무총장(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 대리)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 한국언론학회장은 기권했다. 임 신문협회장도 위임 없이 불참해 기권표가 됐다. 언론재단 이사회는 과반수 출석으로 개최하고, 재적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해임안이 부결되자 재단 상임이사 3명은 나머지 안건을 논의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갔다.
표 이사장 해임안 상정은 상임이사 3명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재단이 2021년 정부 광고 지표를 변경한 것이 ‘조작’이라고 일부 언론이 주장했고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가 표 이사장 등을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표 이사장의 리더십이 무너졌다는 것이 상정 이유다. 여기에 언론재단의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을 자체 조사한 결과 보조금을 허술하게 관리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의뢰했고 경영책임론이 부상했다는 것도 사유로 함께 제시됐다.
표 이사장은 1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해임안이 부결됐지만 마음이 무겁다”며 “비상임이사 중 한 분이 회의 시작 전에 ‘사퇴를 하고 좀 더 명예롭게 그만두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재단 고위 간부가 고발돼 있고, 민간 보조금 관련 비상임 감사에 의한 공식 감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상임이사 세 분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상태에서 혼자 편해지자고 사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노조는 “해임 추진 사유는 언어도단”이라며 “ ‘정부 광고 단가 자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정부 광고 개편 이후 특정 매체가 특혜를 받거나 불이익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직원 총 190명 중 133명이 참여한 노조 설문에서는 응답자 94.7%가 ‘이사장 해임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론재단 이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면한다. 임기는 3년이며 1회만 연임할 수 있다. 2020년 10월19일 취임한 표 이사장은 오는 10월18일 임기가 끝난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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