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지금 당권싸움 할 땐가”…‘대의원 투표 폐지’ 집단 반발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2023. 8. 1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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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총서 혁신안 성토
이재명 등 지도부 사퇴 촉구
‘총선 이후로 논의’ 중재안도
국민의례하는 민주당 의원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6일 의원총회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마지막 혁신안인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폐지’ 방안에 대해 집단 반발했다. 친이재명(친명)계 최고위원들은 “당원민주주의 실현”이라고 옹호했지만, 상당수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금 당권싸움이나 할 땐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의원총회는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3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 자유발언한 의원 약 20명 중 상당수가 혁신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 의원은 “왜 지금 시점에 대의원제를 쇄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투자 문제, 전당대회 돈봉투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는데 혁신위가 엉뚱한 해답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전해철 의원은 “대의원제는 총선이 끝나고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며 “대의원제의 역사적 맥락이 있고 장단점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없애면 되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가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설화에 휘말리자 다소 성급한 혁신안을 발표하고 떠났다는 비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경 혁신위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 규칙을 개정해 기존 대의원 투표 반영 비중 30%를 없애고 권리당원 투표 70%,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소수 대의원에게 부여된 투표 가중치를 없애고 대의원과 권리당원 모두 1인 1표제를 도입하자는 취지다. 이를 두고 일부 의원들은 ‘친명계의 차기 당권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친명계 정청래 의원은 “대통령 직선제에서 1인 1표제를 관철한 민주당이 왜 전당대회서 1인 1표는 하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전권을 주기로 하고 외부 혁신위를 모셔왔는데 이제 와서 혁신안을 받지 않으면 어떡하나”라는 취지로 우려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 책임론도 불거졌다. 박용진 의원은 “이런 혁신위를 어떤 절차로 누가 구성했는지, 혁신위 활동 결과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비명계 설훈 의원은 이 대표 등 지도부 전원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다양한 의견들을 잘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차기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전당대회 규칙 개정을 정하도록 혁신안 논의를 미루자는 중재안도 거론된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절차나 조치를 당장 거칠지, 아니면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다른 시점에 논의할지는 별도의 논의를 거쳐 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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