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관리소장 "사인은 가족관계"…숨진 경비원 유족, 고소하기로
이번엔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입니다. 경찰 옆에 운동화 한 짝이 놓여 있죠. 지난 3월 서울 대치동 아파트에서 70대 경비노동자 박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JTBC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가 남긴 유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가는 관리자는…책임져야 한다" 관리소장의 괴롭힘을 폭로한 겁니다. 동료들도 나섰습니다. 관리소장 때문에 10명 넘게 이직할 정도였다는 겁니다. 그 후로 다섯 달이 지났는데, 저희가 다시 가보니 관리소장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반면 박 씨 편을 들었던 동료 해고됐고요. 관리소장은 박 씨의 죽음을 가족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유족은 소장을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송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관리소장은 경비원 박씨가 숨진 게 가족관계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모 씨/관리소장 : 그럼 왜 박OO이 죽었을까. 나는 가족관계를 봅니다. 가족관계를 볼 수밖에 없어요. 이것이 좀 있으니까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겠죠.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괴롭힘 때문이 아니란 겁니다.
유서에 가족에 대한 내용이 없단 걸 근거로 들었습니다.
[안모 씨/관리소장 : 처자식 잘살아라. 그동안 미안했다. 한 마디도 없어요.]
그러면서 유서가 조작됐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안모 씨/관리소장 : 유서도 아니고 전부 조작된 누가 쓴 걸 보고 베낀 거란 말이에요. 이 문체가 자살자의 문체인가 보세요.]
유족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유족 : 그 당사자가 지옥에 살고 있는 어머니와 자녀들에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갑니다.]
박씨가 유서를 미리 연습했던 수첩도 공개했습니다.
[유족 : 아버지께서 직접 미리 다 작성을 하셔서 이제 옮겨 적으신 거죠.]
유족은 관리소장이 박씨를 강등시키라고 지시한 내용을 경비일지에서 지운 것도 경찰에 수사해 달라고 했습니다.
또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도 냈습니다.
[유족 : 좀 더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다시는 가슴 아픈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동료 경비원 진술서엔 관리소장이 박씨에게 다른 직원들 앞에서 지시사항을 복명복창하게 해 박씨가 수치스럽고 괴로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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