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소양강 찍고 야시장까지… 시티버스 타고 춘천 즐긴다 [지방기획]
市, 8월부터 야간투어버스 운영
매주 금·토, 오후 2시 춘천역 출발
‘레고랜드’ 누적 방문객 100만 돌파
40여개 놀이기구… 아이들의 천국
174m 소양강 스카이워크 스릴 만점
전통 야시장 2030세대 핫플로 부상
지난 12일 오후 2시 강원 춘천역 앞. 경기에서 온 김주현(37)씨가 가족과 ‘춘천 야간시티투어’ 버스에 올랐다. 1인당 요금 6000원을 결제하자 안내원이 손목에 파란색 팔찌를 채워 준다. 운행시간 동안 이 팔찌를 보여 주면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좌석에 앉은 김씨는 관광지별로 버스가 정차하는 시간표가 담긴 팸플릿을 펼쳐 들고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오늘 하루가 기대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야간시티투어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운영된다. 45인승 관광버스가 오후 2시에 춘천역을 출발해 10분 간격으로 레고랜드, 공지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 풍물시장, 명동 중앙시장, 후평시장, 소양강 스카이워크·번개시장에 정차한다. 표를 구매하면 원하는 곳에서 내려 관광지를 둘러본 후 시간에 맞춰 다시 버스를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오후 9시에 춘천역에서 마지막 버스가 출발한다. 춘천시가 선정한 춘천 대표 관광지를 둘러본다.
◆누적 방문객 100만명 돌파 ‘레고랜드’
레고랜드는 천혜의 자연이 한눈에 보이는 춘천의 섬 하중도에 축구장 39개와 맞먹는 총 28만㎡(약 8만4700평) 규모로 조성된 국내 최초 글로벌 테마파크다. 덴마크 빌룬, 영국 윈저, 독일 귄츠부르크, 미국 캘리포니아·플로리다, 말레시이아 조호르바루,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나고야,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10번째이자 아시아에서 4번째로 개장했다.
춘천 레고랜드는 레고 장난감을 테마로 40여가지 놀이기구를 갖춘 ‘파크’와 숙박시설 154실을 보유한 ‘호텔’로 구성됐다. 파크는 △브릭 스트리트 △브릭토피아 △레고 시티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캐슬 △미니 랜드 등 7개 테마 구역으로 나뉜다. 각 구역은 특색 있는 즐길 거리로 풍부하게 꾸며졌다. 예컨대 해적의 바다에서는 해적선을 향해 물총을 쏘며 전투를 벌이고, 레고 시티에서는 어린이용 전기 자동차를 몰아 볼 수 있다.
레고랜드에 입장하면 건물 20층과 비슷한 높이인 43m에 달하는 전망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계 레고랜드 가운데 전망대를 갖춘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그만큼 춘천 레고랜드에 공들였다는 의미다. 광장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서면 북한강과 함께 춘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레고랜드는 명실상부한 춘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개장 후 1년간 누적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춘천시 인구(28만6000명)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연간이용권 이용자 가운데 강원 이외 지역 거주자 비율이 6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5000명도 레고랜드를 찾았다.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만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돼 글로벌 테마파크로 거듭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파크 내 9095㎡(약 2750평) 규모의 잔여 부지에 ‘워터 메이즈(Water maze)’라는 이름의 물놀이 시설을 새롭게 구축했다. 미로 콘셉트의 이 물놀이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메이즈 풀’과 ‘미니 풀’로 구역을 나눠 놨다. 물놀이 중 아이들이 충돌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댄스 공연과 워터 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저스트 웨이브’ 행사도 열린다.
무더위를 식혀 줄 시원한 ‘서머 라이드’ 놀이 기구도 즐겨보자. 해적선 모양의 놀이 기구 위에서 물총 대결을 펼치는 ‘스플래쉬 배틀’, 직접 보트를 운전하면서 다양한 장애물을 피해 돌아오는 ‘해상 경비 아카데미’, 물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가르는 제트스키 형태의 ‘웨이브 레이서’, 미취학 연령대 아동을 위한 바닥 분수 어트랙션 ‘듀플로 스플래쉬’까지 다양하게 준비됐다.
레고랜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추가 투자에 나선다. 잔여 부지에 놀이기구와 숙박·관람 시설을 증축할 방침이다. 투자 규모는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투자한 3000억원의 3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규 레고랜드 사장은 “앞으로 더 발전된 레고랜드의 모습을 생각하면 현재는 60∼70% 정도 완성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 정류장인 공지천과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은 여유를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공지천 인근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기념관에 들어가 보자. 1·2층으로 된 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춘천에서 활약한 에티오피아군의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68년 건립됐다. 에티오피아의 역사·문화·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늦은 오후부터 시작되는 야시장도 춘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남춘천역 인근 풍물시장은 140여개 점포로 이뤄진 대규모 전통시장이다. 매월 2일과 7일 장이 열리며 춘천 근교 농산물뿐 아니라 외지의 다양한 상품도 만나 볼 수 있다. 지난달부터는 매주 금·토·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꼬꼬야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야시장이 열리고 있다. 다양한 공연은 물론 플리마켓까지 열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후평동 대표 재래시장인 후평시장과 명동 중앙시장 역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해 발길이 닿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마지막 코스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다. 소양강 위로 시원하게 뻗은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전체 길이가 174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이 가운데 156m는 바닥이 투명한 강화유리로 된 구간이다. 마치 물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 다리 끝부분에는 원형 광장과 날개처럼 뻗은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원형 광장에 서면 정해진 시간에 분수를 쏘는 일명 쏘가리상이 보인다. 그 옆으로는 소양강 처녀상도 있다. 해가 떨어진 후에 보이는 춘천대교의 야간 조명과 분수도 이색적이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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