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데뷔→사이비 간증…러블리즈, 허탈한 해체 후 살 길 찾았다[TEN스타필드]

김지원 2023. 8. 1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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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히든트랙》
러블리즈 해체 2년
케이, '퀸덤 퍼즐' 최종 4위로 재데뷔
이미주, '유라인'으로 예능인 활약
서지수, '모범택시2'서 사이비 간증녀 연기
반가움과 아쉬움의 공존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러블리즈 출신 케이, 이미주, 서지수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허망하게 해체 소식을 알렸던 러블리즈가 각기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가수로서 다시 입지를 다지려는가 하면, 연기자, 예능인으로 다른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다. 러블리즈를 그리워하던 팬들에겐 한편으로는 반가움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준다.

케이는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net '퀸덤 퍼즐' 파이널에서 최종 4위로 엘즈업(EL7Z UP) 멤버 합류를 확정했다. '퀸덤 퍼즐'은 기존 걸그룹 멤버 또는 여성 아티스튿릉 조합해 프로젝트 걸그룹을 완성하는 서바이벌. 케이는 데뷔조 7인에 들어 엘즈업으로 활동하게 됐다.

러블리즈에서 메일보컬로 청아한 음색과 안정적인 노래 실력, 소녀스러운 이미지의 케이는 '러블리즈 입덕 멤버'로 손꼽혔다. 러블리즈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 후에는 뮤지컬 배우로 도약하기 위해 김준수가 설립한 팜트리아일랜드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이적 소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뮤지컬 캐스팅을 스포일러하는 사진을 공개해 뮤지컬계에 민폐를 끼쳤다. 얼마 후 러블리즈의 히트곡 '아츄'를 만들며 '러블리즈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윤상과 같은 팝뮤직으로 이적했다.

사진=Mnet '퀸덤 퍼즐' 캡처


케이는 팀 해체, 스포일러 논란 등에 와신상담했는지 '퀸덤 퍼즐'에 열정을 쏟는 모습이었다. 기존의 청순하고 상큼한 매력부터 그간 잘 볼 수 없었던 강렬함이 돋보이는 무대까지 다채롭게 서바이벌 무대를 꾸몄다. 새 그룹으로 활동하게 된 케이는 "러블리즈로 그룹 활동을 하다가 엘즈업이라는 멋진 그룹으로 다시 케이가 탄생할 수 있게 돼서 기회를 준 제작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엘즈업으로 다시 데뷔할 수 있게 돼서 아직도 꿈만 같고 실감이 안 난다"며 "앞으로도 K팝의 중심인 가수 케이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엘즈업은 9월 중 데뷔 앨범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 마마 어워즈'(2023 MAMA AWARDS)' 출연을 비롯해 글로벌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가 새로운 그룹으로 재데뷔의 기회는 없었지만 방송 자체의 화제성은 적었기에 향후 활동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사진제공=MBC


러블리즈 미주는 예능에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놀면 뭐하니?', '식스센스' 시리즈, '마녀사냥 2023' 등 고정 출연하며 예능감을 뽐냈다. 미모와 반전되는 왈가닥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각인했다. 차갑고 도도한 인상과 달리 발랄하고 엉뚱한 면모로 시청자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갔다.

러블리즈 활동 당시에는 오히려 청순 이미지를 강조하며 크게 눈에 띄지 못했다. 당시 소속사에서도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도도한 콘셉트를 유지하라고 했지만 이미주는 결국 삐져나오는 끼를 감추진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미주에겐 득이 됐다. 2019년 '해피투게더4'에서 뛰어난 예능감으로 유재석의 눈에 들어 '유라인'에 합류했다. '놀면 뭐하니?', '식스센스' 시리즈도 유재석과 함께한 프로그램. 현재는 유재석과 같은 안테나 소속이다. 현재 '마녀사냥 2023'에서는 아이돌이라면 떠오르는 고상한 이미지는 제쳐두고 거침없는 19금 토크를 선보이고 있다.

러블리즈의 또 다른 멤버 서지수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서지수는 러블리즈 데뷔 직전 악성 루머에 휘말려 데뷔 무대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후 1년가량 이후에야 러블리즈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사진=SBS '모범택시2' 캡처


서지수는 러블리즈 내에서는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웃음을 책임지는 멤버로 팬들에게 사랑받았지만 대중적 인기는 그다지 얻지 못했다. 러블리즈 시절부터 웹드라마 출연 등으로 연기 경험을 쌓았던 서지수는 2021년 배우로 전향했다.

아직까지 서지수라는 이름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그래도 흥행 드라마 '모범택시2'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사이비 종교의 간증녀 역할을 맡은 것. 서지수는 거짓 간증을 하고 그 대가로 교주에게 선물을 받으며 좋아하는 속물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교주 자리에 오른 뒤 탐욕스러운 모습을 연기해 이야기에 몰입도를 더했다.

이외에 다른 멤버들도 각자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유지애, 정예인은 연기자로 나섰다. 진은 가수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류수정은 지난 5월 솔로 첫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베이비소울은 본명인 이수정으로 활동명을 바꾸고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걸그룹 러블리즈 /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2014년 데뷔한 러블리즈는 '캔디 젤리 러브(Candy Jelly Love)', '아츄(Ah-Choo)', '데스티니(Destiny)', '와우', '지금, 우리' 등 아련한 멜로디와 동화 같은 감성적 노래로 많은 사랑 받았다. 러블리즈의 곡은 특정 팬층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마의 7년'을 넘지 못한 러블리즈는 2021년 데뷔 7년 만에 갑작스럽게 해체 소식을 전했다. 해체 전 1년 2개월여간 공백 기간을 가졌던 러블리즈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과 공백이 겹치며 코로나 이후 활동 폭은 더욱 줄어들었다. 그간 러블리즈는 국내 시장 위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해외 팬덤이 탄탄했던 다른 팀들에 비하면 경쟁력이 떨어졌다. 러블리즈가 내세웠던 청순 콘셉트도 코로나 이후 더 이상 가요 시장의 트렌드는 아니었다. 러블리즈가 자연스럽게 해체 단계로 갔던 이유 중 하나다.

정예인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서 "할 수 있으면 언제든 뭉쳐서 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블리즈 멤버들은 이처럼 재결합에 대한 의사를 종종 내비치곤 있지만 이젠 각자 소속사도 다르고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해체 후 2년여가 지난 지금, 러블리즈라는 이름으로 8명이 뭉치는 모습을 보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각자만의 길을 닦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응원을 자아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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