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세식 화장실 보더니 ‘입틀막’… 두 눈 질끈 감은 잼버리 대원
대회 기간 내내 위생 논란을 낳았던 새만금 잼버리 현장의 열악한 화장실 풍경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뻥 뚫린 화변기 아래로 분뇨가 보이는 일명 ‘푸세식’ 화장실을 마주한 한 외국인 대원이 입을 틀어막으며 경악하는 모습도 그대로 찍혔다.
이 모습은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파티오 스카우트’에 게시된 7분짜리 영상에서 나왔다. 2023 새만금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칠레 대원들의 일정과 활약을 담아 소개하던 채널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올린 총정리 성격의 영상이었다.
문제의 장면은 ‘아시아의 화장실’이라는 의미의 ‘Baños asiáticos’ 문구가 화면에 뜬 뒤 등장했다. 벌판에 줄지어 선 1인용 재래식 화장실들이 나오고 한 여성 대원이 문 열린 화장실 안을 손으로 가리킨다. 카메라가 안쪽의 변기를 비추자 살짝 찍힌 지저분한 이물질이 모자이크 처리됐다. 내부는 창문 하나 없었고 두루마리 휴지 두 개가 걸려있었다.
화장실을 마주한 어린 대원의 표정에는 당혹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고 이내 두 눈을 질끈 감더니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함께 있던 다른 여성 대원 역시 화장실에서 한발 물러난 채로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영상 속 모습은 캡처돼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난리 났던 잼버리 화장실의 실체가 이거였다” “푸세식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시대 역행이다” “한여름에 푸세식이 말이 되냐” “그 많은 예산은 어디에 쓴 거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어린 대원들에게 내가 다 미안하다”고 했다.
◇ 국무총리가 청소까지… 말 많았던 잼버리 화장실
이번 대회의 준비 부족 사태 중심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연맹 측은 지저분하고 악취 나는 화장실을 두고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불평이 거세지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회 도중 직접 현장 화장실을 청소하는 ‘웃픈’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시 한 총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특히 화장실은 정말 책임지고 완벽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화장실을 둘러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후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화장실 청소에 강제 동원됐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일도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는데, 조직위 측이 전북도·김제·부안 공무원을 청소에 투입했으나 열악한 환경에 ‘보이콧’을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글에는 “조직위 책임자를 만나 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려 했으나 책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제가 본 현장은 한마디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라며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닌 푸세식이었다. 11개국에서 온 외국 청소년들 눈에는 아프리카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었을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이 가운데 전북도가 대회 7개월여 전 야영장 내 ‘분뇨처리’ 관련 기반 시설 조성에 기여했다며 소속 공무원들을 포상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전북도는 지난해 12월 잼버리 기반 시설 조성에 참여한 공무원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포상 계획을 세웠다. 이때 포상 명단에 포함된 공무원 2명은 ‘분뇨 처리 관련 기반 조성에 기여’ ‘분뇨 수집·운반 처리 방안 등 강구’ 등의 공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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