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서부에 미사일 퍼부였다...개전 후 민간지역 최대 공습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3. 8. 1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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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한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텔레그램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후방인 서부 지역에 개전 후 최대 규모 폭격을 감행, 스웨덴 기업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3명이 사망했다. 러시아가 학교, 병원, 수도, 전력망 등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우크라이나 측의 피해를 누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수용 부품을 생산하는 지역도 일부 공습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5일(현지 시각) “오늘 새벽 서부 국경에 인접한 르비우와 북서부 볼린 등에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며 “이번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으며, 수백 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소 28발의 공대지·함대지 순항 미사일을 동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중 16발을 격추했으나, 나머지 미사일들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드론)와 무인 함정(수상 드론) 등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자 보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와 접경 지역인 르비우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잇는 관문이다. 서방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각종 무기 및 물자가 지나는 교통과 병참의 요지이기도 하다. 수십만명의 피란민이 이 일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비우주(州) 당국은 “6개의 미사일이 날아와 15명이 다치고, 100여 채의 가옥과 학교, 유치원 등이 파손됐다”며 “부상자 중에는 10살 어린이도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볼린주는 주도 루츠크의 공업 지대가 공격받았다. 이 중 세계 최대 베어링 제조사인 스웨덴 SKF의 현지 공장이 폭격을 맞아 직원 3명이 사망했다. SKF는 루츠크 공장에 약 1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SKF의 베어링은 각종 동력 장치의 필수 부품”이라며 드론 등에도 부품이 쓰였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르비우에서는 지난달에도 주거 지역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져 7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했다. 로이터와 AFP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무너뜨리기 위해 러시아가 민간 지역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지난 13일 기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망자는 총 9444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5월의 집계(8791명)보다 653명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 중 어린이가 500여 명으로 추정됐다. 부상자는 1만6940명으로 지난 5월(1만4815명)보다 2000여 명 늘었다. OHCHR은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비서실장 스티안 옌센은 노르웨이 매체 ‘베르덴스 강(VG)’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고, 그 대가로 나토 회원국이 되는 것이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올레흐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며 “이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러시아에 농락당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옌센 실장의 구상이 성사되려면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까지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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