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있어도 "안 타" 없어서 "못 타"…공공자전거 점검해보니
제가 사는 서울엔 '따릉이'가 있는데 이 따릉이처럼, 지역마다 '타슈', '타랑께' 이렇게 불리는 공공자전거가 있습니다. 수십억을 들여 만들었지만 사전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지 어디는 자전거가 너무 부족해 문제고, 또 어디는 타려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문제라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300대가 넘는 자전거들이 먼지 쌓인 채로 모여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공공자전거 '타랑께'인데요, 이용률이 저조해서 지난달부터 운영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3년 전에 도입돼 19억원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는 하루 평균 70여 명뿐입니다.
[문예인/광주광역시 문흥동 : 그냥 '타랑께'라는 그 사투리 이용해서 그런 자전거가 있다, 이 정도만 들어봤어요.]
주요 상업지구에만 한정되다 보니 효과가 떨어진 겁니다.
대전에는 10년 넘게 운영 중인 공공자전거 타슈가 있습니다.
저도 한번 이용해 보려고 대여소를 찾았는데요.
그런데 남은 자전거가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시각이 저녁 7시입니다.
퇴근길에 오르거나 저녁 약속을 가는 시민들이 많은 시간인데 자전거를 이용하기가 이렇게나 어렵습니다.
대여 어플엔 900m 떨어진 대여소에 자전거가 한 대 있다고 나옵니다.
20분을 걸어서 자전거가 남아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와보니 자전거가 한 대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 누군가 타고 간 겁니다.
지난해 1월부터 1시간까지 무료로 탈 수 있게 하면서 타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대여소당 평균 2대가 전부입니다.
[선상유/대전 월평동 : 출근길엔 저희 집 앞에는 (자전거가) 없고 이제 도착지에만 많거나 이제 퇴근할 때는 반대로…]
수요 예측부터 잘못됐습니다.
전주의 공공자전거 꽃싱입니다.
하루에 천 원이면 빌릴 수 있다고 하는데 자전거를 빌려서 중심지인 시청까지 가보겠습니다.
목적지인 시청에 도착했지만 한참 헤맵니다.
시청 주변에 자전거를 반납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한참을 돌아서 한옥마을까지 왔습니다.
전주에 자전거 대여소가 총 10곳 있는데, 그중 절반이 이 한옥마을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지자체들이 모델로 삼은 프랑스 파리는 중요한 기준 몇가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주택가를 반드시 연결하면서도, 300m 간격으로 촘촘하게 대여소를 만들었습니다.
또 정확한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충분히 자전거를 배치하고, 특정 대여소에 몰리지 않도록 수시로 순환배치도 했습니다.
당연한 기준이지만 우리는 잘 지키지 못했습니다.
누구든 어디서든 간편하게 빌릴 수 있어야 공공자전거의 역할을 하는 것이겠죠.
공공자전거가 계속 달릴 수 있으려면 시민이 필요할 때 가장 가까이에 있어야 할 겁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Velib Metropole')
(작가 : 강은혜 / VJ : 김대현 / 영상디자인 : 허성운 / 인턴기자 :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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