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훗스퍼 주장 손흥민, 엄청난 부담 따르는 역할, 새로운 시대 이끈다"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손흥민이 받은 토트넘 훗스퍼 캡틴 완장은 어떤 의미일까.
영국 '디 애슬래틱'은 16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새로운 리더십 그룹: 절실했던 것들을 가져올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새로 시작된 '캡틴 손흥민' 체제를 조명했다.
매체는 "지난 4월 토트넘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6으로 패배했을 당시 다니엘 레비 회장은 토트넘 리더십 그룹, 즉 선수 위원회를 만났다. 주장 위고 요리스, 부주장 해리 케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에릭 다이어로 구성되어 드레싱룸과 클럽을 연결하는 곳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완전히 달라졌다. 케인은 떠났고 요리스도 조만간이다. 호이비에르는 적절한 제안이 들어오면 떠날 수 있다. 다이어는 브렌트포드전 당시 벤치에도 앉지 못했고 계약 기간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했고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부주장으로 지명했다. 주장 교체가 점진적인 프로세스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엄청난 변화다. 토트넘이 얼마나 과도기에 있는지 반영한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몇 년 동안 토트넘 리더십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다. 두 번째는 계속되는 실망스러운 결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그룹에 리더십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리오는 모든 영역을 커버한다. 전체적인 리더이자 중심인 손흥민, 잉글랜드 선수를 대표하는 메디슨, 스페인어 사용 선수와 남아메리카 출신들의 기준점인 로메로다. 그들은 또한 매주 경기에 출전한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두드러질 수 있는 기회다. 그들은 토트넘에 부족했던 리더십을 제공할 수 있을까? 손흥민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따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장 임명 전부터 손흥민이 지닌 리더십을 칭찬했다. 메디슨 역시 스쿼드 중심이며 로메로도 존경받고 있다. 세 선수가 지닌 리더십은 토트넘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즌 개막에 앞서 토트넘은 캡틴 손흥민 체제에 돌입했다. 성골 유스이자 월드클래스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다음이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4-15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요리스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았다. 메디슨과 로메로는 부주장으로 임명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시즌과 새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손흥민)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유했으며 새 주장으로서 이상적인 선택이다. 우리 모두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알고 있으며 드레싱룸에 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그룹을 초월한다. 단순히 인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에서 성취한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언급한 그룹은 선수단 내 친목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이라면 나이, 출신, 국적, 언어, 인종 등과 같은 기준으로 나뉠 수 있다. 이따금 선수단 내에 파벌이 발생했다는 루머가 돌면 꽤나 치명적인 사항으로 간주된다.
손흥민은 앞서 언급한 기준들을 모두 초월했다. 대표적으로 벤 데이비스, 조 로든, 가레스 베일과 형성한 'WKM(Wales Korea Mafia, 웨일스 코리아 마피아)'가 있다. 베일이 토트넘으로 임대됐던 당시 웨일스인 사이에서 어울리는 손흥민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그룹 채팅방까지 존재할 만큼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다.
경력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로메로, 에메르송 로얄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이 공유됐다. 에메르송은 입단 이후 꾸준히 손흥민 곁을 지키고 있으며 해당 사진에는 "Mis hermanos(내 형제들)"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올여름 새로 합류한 메디슨은 손흥민과 함께 찍힌 사진을 공유하며 '메디손(Maddison+Son)'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한참 어린 유망주도 챙긴다. 2022-23시즌 EPL 38라운드 최종전 리즈 유나이티드전이 끝났던 시점.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토트넘 동료와 함께 품격을 보여준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는 항상 미소를 짓고 있으며 모든 아카데미 선수들을 환영하고 격려한다. 훈련장 입구에 앉아 유스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은 리즈전 종료 이후 손흥민과 유스 선수가 나눈 특별한 순간을 봤을 것이다.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 덕분에 데뷔전을 치른 매튜 크레이그가 주인공이다. 토트넘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동안 손흥민은 크레이그에게 다가가 깊은 포옹을 나눴다. 유망주들을 챙기려는 열망이 느껴진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처럼 손흥민은 선수단 모든 그룹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지녔다. 누구나 편하게 다가오고 기댈 수 있는 정신적인 지주다. 단순히 토트넘에서 오래 뛰어 입지가 좋기 때문이라 보기 힘들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노력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높게 평가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단순히 인기만으로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토트넘은 오랜 기간 무관에 빠져 있으며 위닝 멘탈리티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선수단 정신력을 지적했던 적이 있다. 캡틴 손흥민은 그런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고 완장을 차게 됐다.
시즌 개막전부터 특별했다. 킥오프에 앞서 토트넘은 손흥민 주도 아래 토트넘 팬들 앞에 모여 파이팅을 외쳤다. 메디슨은 "어젯밤 쏘니가 아이디어가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장 가운데 대신 관중석으로 가는 아이디어였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는 걸 보여줘 기뻐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우리를 높게 평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 애슬래틱'이 조명한 것처럼 손흥민은 하나로 뭉쳐야 하는 기준점 역할을 맡았다. 토트넘은 다음 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다시 승리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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