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위대한 사람은 특별한 거야"‥소아암 '돌잡이' 엄마 울린 편지
[뉴스데스크]
◀ 앵커 ▶
첫돌을 병상에서 맞은, 한 아기가 있습니다.
태어난 지 일곱 달 만에 소아암 판정을 받은 은수인데요.
그 힘들다는 항암 치료를 씩씩하게 견뎌내면서 희망의 끈을 붙들고 있는 은수에게,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원래 위대한 사람은 특별한 것이란다.'
인생은 길고, 이건 단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잠시 움츠러든 것이니 걱정 말라는 위로가 담겨 있었습니다.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흉흉해지고 있는 세상 속에, 투박한 손 편지 한 장이 은수에게도 우리에게도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첫 아이 은수의 돌맞이 떡을, 엄마는 병원에서 돌려야 했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입원한 소아암 병동이었습니다.
얼마 뒤, 답례로 전해진 편지 한 통.
발신지는 '4호실'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은수의 첫 생일을 축하해. 병원이 아닌 곳에서 편지를 줬다면 더 좋았을 거야".
작은 성의라도 표시하고 싶었는지, 봉투 안에는 만원 짜리 한 장도 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제 막 글을 익힌 듯 서툰 손글씨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이걸 너가 이겨내고 꺾이지 않는 마음을 얻을 거야. 원래 위대한 사람은 특별한 거란다".
올해 3월.
태어난 지 겨우 7개월 된 은수가 '소아 간암'에 걸렸다는 말에도, 내내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합니다.
그랬던 엄마였지만, 이름 모를 동병상련의 위로에 응어리졌던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은수(가명) 엄마] "사실 제가 아기 진단받고 한 번도 안 울었거든요.. 제일 위안 받았던 거는 '원래 위대한 사람은 특별한 거란다' 그리고 '이건 단지 네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잠시 움츠러든 거야' 이게 저한테 해주는 말 같아서.. 죄송해요."
'인생은 길다. 병을 이겨낸 뒤 언젠가 다시 만나자"
[은수(가명) 엄마] "'너의 인생은 길고' 이런 말들도 '아 우리 아기 오래 살겠구나', 문장 하나하나가 다 저한테 '괜찮다, 괜찮다' 해주는 것 같아서.."
엄마는 편지가 날아온 4호실로 뛰어갔지만, 그곳엔 말끔히 정리된 침대뿐이었습니다.
[은수(가명) 엄마] "이걸 적은 본인도 아픈 친구잖아요. 본인도 투병하면서 힘들었을텐데 이렇게 적어줄 마음을 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예쁘고.. 많은 분들이 보고 같이 좀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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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임주향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509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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