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한 달…생존자들이 공개한 '필사의 순간'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물에 잠긴 지하차도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던 생존자들이 당시 내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생사의 순간에 서로를 돕는 시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조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하차도엔 물이 밀려들고 747 버스는 벗어나려 가속을 냅니다.
가속 발판을 밟아도 버스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물살은 그 정도로 강하고 빨랐습니다.
뒤따라오던 대형 화물차, 위험을 감지하고 버스 뒤를 들이받습니다.
그리고 밉니다. 하지만 소용없습니다.
옆 차선 차량들은 물살에 밀려 뒤엉켰고 버스 승객들은 창문을 열고 탈출합니다.
책임 있는 누구도 통제하지 않았던 이곳, 각자도생이 시작됐습니다.
결국 서로 도운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걸어서 탈출하던 남성 깔린 차 운전자를 확인한 뒤 꺼냅니다.
차량 위로 올라간 다른 남성, 물에 빠진 이웃을 구해보려 손을 뻗습니다.
천장 조명을 붙잡고 버티려고 하지만 거센 물살에 휩쓸립니다.
생과 사를 가른 건 불과 몇 초 시민들을 구한 이 남성은 지하차도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물이 범람해가지고 다 갇혔어요.]
이 시각 신고는 쏟아졌습니다.
사고 뒤 15분 동안 이어진 신고에 대한 답은 "어디세요? 위치가 어떻게 되세요?" 였습니다.
지하 차도에서 14명이 숨졌고 11명이 살아나왔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 : 당시 기억을 떠올릴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고 일상 회복이 가능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암담한 상태입니다.]
사망자와 유족을 배려해 입장 발표를 미뤘던 생존자 협의회는 오늘(16일) 김영환 충북 지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화면제공 :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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