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죄책감 고통"‥참사 생존자들, 김영환 지사 등 고소

김대웅 2023. 8. 16. 20: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생사를 다투는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온 이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사고 충격은 물론,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도 시달려 왔습니다.

이들은 생존자협의회를 만들고,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김대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급류처럼 끝없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던 흙탕물.

생존자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지옥 같은 현장에서 간신히 탈출했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찾아온 건 끔찍한 악몽과 환청이었습니다.

유리창이 깨지고 살려달라고 울부짖던 747번 버스 승객들.

강한 물살에 힘없이 쓸려가던 동료들.

이들에게 손 내밀지 못한 채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은 밤낮으로 떠올랐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음성변조)] "도와달라고 요청을 저한테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도와드리지 못한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그것 때문에 제가 죄인 같고요…"

생존자들은 사고 이후 원인 모를 가슴 통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우울증이 와서 탈모까지 생겼습니다.

밥을 먹는 것조차 죄스러워 약에 의존해 버텨내고 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음성변조)] "저희도 일상생활을 하니까 배가 고프고 잠도 오잖아요. 근데 배고픈 제가 너무 싫은 거예요."

생존자들을 더욱 괴롭게 한 건 경찰 조사였습니다.

참혹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또 한 번 절망감과 죄책감에 빠져야 했습니다.

참사 이후 생업도 포기한 채 지내야 했지만, 제대로 된 보상도 없었습니다.

2주가 지난 뒤, 100만 원 이내의 심리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관계 당국의 안내가 전부였습니다.

결국 생존자 가운데 11명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찰과 소방 관계자 3명을 직무 유기로 고소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우리 생존자들은 특별 대우를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똑같은 시민으로서 안전할 권리, 피해자로서 온전하게 일상을 돌아갈 권리를 보장받고 싶습니다."

생존자들은 또 인터넷과 SNS에서 심각한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며 극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생존자 임을 기억해달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대웅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수(충북), 김현준(충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김병수(충북), 김현준(충북)

김대웅 기자(sundance@mbccb.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5081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