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출발점' 해병대 수사보고서…사령관·참모총장·장관까지 서명
해병대 상병이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목숨을 잃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하지만 부모는 아직 이들이 왜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야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가 번복된 뒤, '항명'과 '외압'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사가 멈춘 탓입니다. 이 모든 논란의 출발점인 해병대수사단의 수사보고서를 JTBC가 입수했습니다.
해병대 사단장, 그러니까 지휘부에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렇게 결론 낸 보고서엔 해병대 사령관과 해군 참모총장, 그리고 이종섭 국방장관의 사인이 보시는 것처럼 선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사보고서는 현재, 사실상 '무효화' 된 상황입니다.
먼저 김지아 기자의 보도를 보시고, 의문점들을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해병대 수사단이 고 채 상병 사망 원인을 수사한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11페이지 분량의 수사 보고서입니다.
결재 날짜는 7월 30일자.
보고서 맨 앞장의 국방부 장관 결제칸에 이종섭 장관의 서명이 적혀있습니다.
수사단은 같은 내용의 문건을 이종호 해군 참모총장에게도 보고한뒤 서명을 받았습니다.
앞서 28일에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서명도 받았습니다.
군의 정식 보고계통을 차례로 밟았고, 지휘관들이 모두 결재를 한 겁니다.
특히 보고서 앞 페이지엔 따로 수사 결과를 요약해놨습니다.
"사단장의 지적으로 예하 지휘관이 부담을 느껴서 허리아래 입수를 지시하게 됐다"고 사단장의 과실을 분명하게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관하겠다는 향후 절차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결재는 다음날 뒤집혔습니다.
[최용선/해병대 공보과장 (지난 1일) : 향후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어제 계획됐던 (언론 상대) 설명을 취소했습니다.]
특히, 군 지휘계통을 제대로 밟아, 결국 국방장관까지 손수 서명한 수사결과를 '중간결재'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해 "장관의 결재는 '중간결재'"라며 보고서에 "법리상 다툼이 있다"고 말한 겁니다
이 때문에 보고한 대로 수사 기록을 경찰에 넘긴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보직해임됐고, '항명'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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