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혜교·이도현이 살던 그집, 최근 모습 보니

강유진 여행플러스 인턴기자(redjuice72@gmail.com) 2023. 8. 1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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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모습을 보는 듯한 파주 출판도시의 건물들/사진=강유진 여행+ 인턴기자
파​주출판도시를 방문해본 사람들이라면 이곳이 산업단지는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하늘 높이 솟은 빌딩 숲 대신 미래적이고 특색있는 건물들 옆으로 푸르른 초목과 풀벌레, 개구리 울음소리로 가득한 개울이 어우러져 도회적인 분위기와 목가적인 분위기가 공존한다. 적어도 빌딩 숲 일색인 도심과는 전혀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서울 근교 여행지로서 나름 두터운 팬층이 있는 데다 개성적인 건물들이 많아 건축학도들이 견학차 찾아오기도 한다는 파주출판도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산업단지라는 독특한 입지를 가진 이곳의 매력을 담기 위해 여행플러스가 다녀왔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회동길 125-22
아마 출판도시의 랜드마크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 있는 지혜의 숲이라 답할 것이다. 사람 서너 명 높이의 벽을 빼곡하게 채운 책들의 향연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국내에서 책과 관련한 공간 중 이만큼 인상적인 곳은 삼성동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 정도를 제외하면 없을 것 같다.
지혜의숲1
지혜의숲2
지혜의 숲이 소장한 책은 출판사, 연구기관, 개인으로부터 기증받은 것들이다. 지혜의 숲은 총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지혜의 숲1에서는 연구기관과 학자들의 기증 도서를, 카페가 위치한 지혜의 숲2에서는 각 출판사의 기증 도서를 볼 수 있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신간은 지혜의 숲2에 있는 대회의실 주변 서가에서 만날 수 있다. 마지막 구역은 북 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 지지향(紙之鄕)의 로비 겸 라운지 문발살롱으로 지지향 투숙객들만이 이용할 수 있다.

북소리책방 내부 모습/사진=강유진 여행+ 인턴기자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는 총 두 개의 서점이 들어와 있다. 하나는 지혜의 숲과 이어지는 북소리 책방, 다른 하나는 건물 2층에 자리한 아름다운가게 보물섬이다. 북소리 책방은 국내 61개의 출판사가 참여하여 만든 북소리사회적협동조합의 서점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매대와 함께 천장에 매달린 무수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지만, 특히 청소년, 아동 서적을 잘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매장을 찾은 손님 대부분이 부모님과 아이들이었다.

아름다운가게 헌책방 보물섬
지혜의 숲 내부 엘리베이터나 출입구 옆 외부 계단을 통해 건물 2층으로 향하면 아름다운가게 보물섬을 찾을 수 있다. 이곳은 2002년 출범한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가게가 만든 첫 헌책방이다. 주로 사람들이 기부한 물품을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에서 운영하는 곳답게 이곳에서 진열 중인 책도 전부 기부받은 것들이다.
헌책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책들의 상태는 대부분 깔끔하고 새것 같았다. 미처 진열하지 못하고 상자에 담겨있는 책들도 마찬가지였다. 책장에는 문학, 과학, 철학, 종교는 물론 환경, 여성학, 육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의 책들에 더해 DVD와 음반도 있다. 책방의 수익금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이나 문화도서관을 위한 지원 기금으로 사용한다.
활자의 숲 내외부 모습
건물 지하에는 활자인쇄박물관 활자의 숲이 있다. 이름처럼 활자판을 사용한 인쇄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활자제조공장이자 판매점이었던 제일활자에서 옮겨온 25t, 3500만 자의 활자와 주조기 등이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독립선언문을 인쇄한 보성사를 KBS가 3.1운동 1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복원해둔 세트장도 볼거리다.
다양한 인쇄도구(위)와 보성사 재형 세트장(아래)
열화당 책박물관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25
주변의 개성적인 건물들에 비해 단순한 열화당 책박물관의 외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열화당 책박물관은 출판도시의 숨은 보석이다. 예술서 전문 출판사 열화당이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도서관 겸 책방에서 출발해 현재는 모든 방문자에게 책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외관은 주변 건물들에 비하면 단조롭게 보이나, 내부 공간은 매우 아름답다. 건물은 2층이지만 두 개의 층을 완전하게 나누지 않아 개방감이 뛰어나며 시각적, 청각적으로 연속된 공간으로 느껴진다.

열화당 책박물관 제1전시관
박물관의 전시 내용은 해마다 달라진다. 올해는 ‘시대의 이야기, 그리움의 노래’라는 주제로 한국문학의 역사와 흐름을 전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출입구가 있는 제1전시실은 1960년대 이후 출간한 비교적 최근의 책들을 소설, 시, 비평 등 장르별로 구분하고 시대순에 따라 진열해 뒀다.
고서를 모아둔 열화당 책바물관 제2전시실
동서양의 고서들을 보관하고 있는 안쪽 제2전시실은 삼국사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작품을 보여준다. 선반에는 영인본과 원본이 뒤섞여 있고, 책장 안에는 원본만을 모아뒀다.
좀처럼 보기 힘든 종교 경전들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 있는 4만여 권의 책 가운데 동서양의 종교 경전이 흥미를 끌었다. 특히 기독교 개혁을 주도한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의 글을 모아 펴낸 첫 전집, 18세기에 소량 인쇄된 그레고리안 성가(Gregorian chant) 모음집, 고려 시대의 반야심경 토판본 등 쉽게 보기 힘든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제대로 즐기려면 오후 2시와 4시에 진행하는 해설사의 도슨트에 참가하길 바란다. 각각의 책에 담긴 역사, 그와 얽힌 사람들의 사연 등 홀로 전시관을 둘러볼 때는 알 수 없던 숨겨진 이야기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도슨트가 끝난 뒤에도 해설사가 방문자들의 주위를 맴돌며 질문에 자세하게 답해주기 때문에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외국어 서적을 다른 외국어로 펴낸 책들
기본적으로는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예약 없이 방문해도 전혀 상관없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학생 7000원이다. 운영시간은 휴무인 토요일과 월요일을 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갤러리박영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7-9
갤러리 박영 외관
‘더 글로리’ 주여정 집 / 사진 = 넷플릭스
파주출판도시가 책과 관련된 공간만 가득할 것 같다면 오산이다. 2008년 문을 연 갤러리 박영은 출판도시 최초의 갤러리로 기획전, 소장품전, 공모전 등 연중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남주인공 주여정이 사는 집으로 등장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갤러리박영 갤러리1
2층으로 올라가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1부터 3까지 총 3개의 전시관이 건물을 구성하고 있다. 방문한 날은 때마침 ‘박영 더 시프트 8기 2부 : 무아(無我)’라는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 참이었다. 입구가 있는 갤러리1에서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 5명 중 4명의 작품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넓은 회랑뿐 아니라 화장실이 있는 2층까지도 그림을 걸어뒀다. 전시실 한쪽에는 벤치를 두어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갤러리박영 갤러리2
천장이 낮고 조명도 조금 어두운 갤러리2에는 색감이 돋보이는 설치 미술 작품이 있다. 보이지 않는 실로 형형색색의 조형물을 매달아 뒀는데 주변을 전시관에서도 유독 어두운 공간에 두어 시각적인 대비를 극대화했다.
갤러리박영 갤러리3
‘더 글로리’에 등장한 갤러리3은 앞의 두 전시관과는 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홀 중앙에 설치된 한복을 닮은 거대한 작품이 2층 높이의 통창으로 쏟아져 내리는 빛을 받는 모습은 실로 압권이다. 다만 워낙 유리창을 크게 만들어둬서 요즘 같은 날씨에는 에어컨을 틀어뒀음에도 내부가 별로 시원하지 않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갤러리박영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월요일~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아무 때나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보자.

미메시스 아트뮤지엄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2009년 개관한 미메시스 뮤지엄은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판단지에서 가장 핫한 장소로 부상했다. 1992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Álvaro Siza)가 자신이 설계한 최고의 작품이라 밝혔을 정도로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건물 중앙 움푹 들어간 곡면부가 인증샷 명소다.
회백색의 거대한 건물은 측면에서 봤을 때는 직선이, 정면에서 봤을 때는 역동적인 곡선이 두드러지는 양면성을 가진다. 특히 방문자들 사이에선 굽이치는 건물의 중앙 곡면부 위로 푸른 하늘이 함께 담기도록 인증샷을 찍는 게 필수 코스가 돼있다.
전시관 1층. 이날은 전시 교체 일정으로 1층엔 작품이 걸려 있지 않았다
전시관 3층. 실내를 밝히는 빛은 전부 이중 구조의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다.
총 3개 층에 걸친 전시 공간은 인공조명을 최소화하고 벽과 천장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끌어들여 시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히 지붕에 낸 커다란 창 바로 아래에 판을 만들어 양쪽 벽으로 빛이 퍼져 조명 역할을 하게 설계한 3층은 이 건물의 특징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전시관 2층에서 내려다본 로비.
책은 전부 운영사인 열린책들의 도서다.
로비는 카페 겸 서점으로 꾸며놓았다. 책장에 꽂아둔 책은 전부 판매용이며,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은 커다란 나무 상자 안에 분야별로 담아놨다. 전시 관람 후 카페를 이용하면 1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휴관인 월요일과 화요일을 빼고 매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5월~10월은 오후 7시, 11월~4월은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전시관 입장료는 성인 8000원, 학생 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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