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12년 하나고 교사의 증언 "학폭에 고통 호소‥화해 없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 뉴스데스크는 한 전직 하나고 교사의 증언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2012년 하나 고등학교에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 시절에 이미 학생들끼리 다 사과하고 끝난 일이라고 일축해왔는데요.
당시 피해 학생들이 맨 처음 믿고 찾아가서 '학교폭력'을 호소했던, 그 선생님을 MBC 취재진이 직접 만났습니다.
그가 한 이야기는 이동관 후보자의 주장과 전혀 달랐습니다.
이 교사는 지금은 성인이 된 학생들에게 혹시나 또 다른 상처가 될까 걱정하면서,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리는 장시간의 경험으로 축적된 학생 관찰 전문가이다"
"두려움도 보고, 절망도 보고..용기와 의지도 본다."
2012년 하나고에 있었던 교사 A 씨가 MBC 취재진에게 최근 전해온 편지입니다.
그 해 3월, 이 선생님은 갓 2학년이 돼 찾아온 제자들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교무실 바깥에서 찾아와서 저를 만났고, 교무실 안에 조그마한 상담실이 있어서 어떤 조서를 받은 거죠."
지난 1년 내내 동급생의 폭력에 시달렸다는 호소였습니다.
가해자는 이동관 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아들이었습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지금 사실, 너무 힘들어요'라는 표현을 학생들이 했기 때문에 바로 상담이 필요해 리더십에 전달했습니다."
학생들이 한참 전부터 문제 제기해왔다는 사실도 그제서야 알았다고 말합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학생지원실에 몇 차례 상황 전달을 했으나,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서 제게 와서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고‥"
교사는 학폭 피해를 학교에 보고하고 피해 진술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현재 언론에서 언급하는 바로 그 진술서입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진술서를 쓴다는 것은 화해가 되어서 진술서를 쓰는 건 아니겠죠."
그러나 무슨 일인지, 당시 학교폭력위원회는 끝내 열리지 않았고, 이 후보자의 아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그의 생활기록부엔 어떤 학폭 기록도 남지 않았습니다.
가해 학생을 보호하려는 조치였던 셈입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서로 입장을 존중해 주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이죠. 사실 당시에도 생기부의 기록으로 남는 '학폭위'가 열리는 최악의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고‥"
특히 이 선생님이 지금도 납득할 수 없는 건, 학부모였던 이동관 후보자의 대응입니다.
'이 후보자가 당시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1학년 때 담임도 '이동관 특보가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는, 예를 갖추신 분'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최근에 이사장과 통화했다는 것을 볼 때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입니다. 일상 속 어떤 부모도 교사나 교장을 넘어 윗선에 통화하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론사 인터뷰에 처음 응한 이 교사가 취재진에게 밝힌 일관된 입장이 있습니다.
자신을 찾아온 피해 학생 누구도 그 당시 이미 화해했던 제자는 없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하나고 교사 A 씨(음성변조)] "어려움을 호소한 시기인 2학년 초기, 학생들의 몸엔 화해를 통해서, 조화로운 평화의 몸을 가지고 있진 않았습니다."
이 교사는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최근 상황을 봤을 때, 당시 아이들의 아픔과 절망에 공감했던 자신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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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이화영
지윤수 기자(g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507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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