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지 않는 약자… ‘내부장애인’ 배려해 주세요 [집중취재]

김은진 기자 2023. 8. 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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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등 신체 내 ‘숨은 고통’... 도내 전체 장애인의 6% 차지
단순 질병·전염병 편견 만연 “의료 복지·사회적 관심 절실”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 대장암으로 장루장애 판정을 받은 A씨는 장애 판정을 받은 뒤 병원 외에 외출을 꺼린다. 장루에 자율조정 신경이 없어 수시로 배변이 이뤄지는 데다 장루 주머니가 터지기라도 하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소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매달 약값에 장루 주머니, 일회용 패드까지 들어가는 돈만 수십만원이 넘지만, 밖에 나가 일을 할 상황도 되지 않는 탓에 자꾸만 집 안으로 숨고 있는 실정이다. 

#2. 폐 기능이 떨어져 평생 호흡기장애를 갖게된 B씨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과 마주하기 두렵다. 조금만 걸어도 기침은 물론 가래와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기 때문이다. B씨와 같은 호흡기장애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보니 일일이 변명하기도 어려워 결국 꼼짝없이 집에 갇혀 지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 중에서도 소수인 내부장애인이 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 해마다 경기도내 내부장애인의 수는 늘고 있지만, 제대로된 의료서비스가 없는 것은 물론 복지혜택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내부장애는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규정된 ‘몸속 장기에 완치되기 어려운 장애나 질병으로 장기간에 걸쳐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장애’를 말한다. 유형별로는 심장장애, 신장장애, 호흡기장애, 간장애, 장루·요루장애, 뇌전증(간질)장애 등이 포함된다.

현재 경기도의 내부장애인 수는 전체 장애인의 6%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2018년 3만2천830명(5.99%)에서 2019년 3만4천251명(6.11%), 2020년 3만5천839명(6.29%), 2021년 3만7천587명(6.49%), 2022년 3만8천928명(6.65%) 등 5년간 6천명이 넘게 증가하며 해마다 1천명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장애인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여전히 사회적인 관심은 미비하기만 하다. 장애의 특성상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데다가 장애가 아닌 단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보는 시선이 더 많아 장애인이면서도 각종 지원에서는 배제돼 있다. 

황정희 내부장애인협회 이사장은 “내부장애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잘못된 편견으로 장애인들 역시 숨기기 급급한 분위기”라며 “완치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게 되기 때문에 더욱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고 숨어 지내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사회가 내부장애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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