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인줄 알았는데”…특수학교서 만난 장애인 돈 갈취
[KBS 대전] [앵커]
지적장애인들에게 대출이나 휴대폰 소액결제를 받게 해 1억 원 넘게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지적장애인 한 명을 모집책으로 두고, 같은 특수학교 졸업생을 꾀어내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물색했습니다.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의자에 앉은 남성의 얼굴에 휴대전화를 갖다 대더니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 찍힌 남성은 지적장애인으로, 비대면 대출을 위한 인증 절차를 진행한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지적장애인 10명으로부터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 8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아들에게) 술을 먹인 상태에서, 휴대전화하고 신분증을 A가 가져갔으면 B나 C가 아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장난을 친 거죠."]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지적장애인을 모집책으로 두고, 특수학교를 같이 다닌 동창들을 불러내는 수법으로 피해자를 찾았습니다.
친구를 따라 나선 지적장애인들을 며칠씩 여관에 가두고 대출이나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시킨 뒤 돈이 마련되면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양문상/대전 대덕경찰서 수사과장 : "(대출을) 실행한 이후에는 (피해자와) 계속 동행을 하면서 도주를 못 하게 감시한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 이런 수법으로 1억 5천만 원을 챙겼는데,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습니다.
인적사항과 얼굴 인증만 거치면 비대면 대출이 가능한 점을 노려 지적장애인에게만 접근했습니다.
[한상원/변호사 : "(발달장애인법에) 경제적 사기 등 편취 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범죄 유형에 포함돼 있지가 않아요. 그런 부분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가 미비한 건 맞는 것 같고..."]
경찰은 이들 일당 가운데 6명을 준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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