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사노조 "숨진 서이초 교사, 올해 10여명에게 민원받아...'송구하다' 반복"
장영준 기자 2023. 8. 16. 19:26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가 숨지기 전 업무용 메신저(하이톡)로 다수의 학부모에게 민원 문자를 받아 심적 부담을 느꼈다고 16일 주장했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이날 A씨의 유족으로부터 받은 하이톡 내용(3월 6일~7월 14일)을 제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전체 반 학생 26명의 학부모 가운데 10여명으로부터 '우리 아이가 놀림 혹은 폭행당했으니 확인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한 학부모는 A씨에게 "신고까지는 하고 싶지 않지만 개선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아서 고민 중"이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노는 것도 아닌데 지속적으로 와서 만지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건 엄밀히 학교 폭력에 해당되는 사안이긴 한 거 같다"며 "상대방 어머니가 이 일에 대해 알고 훈육하고 계신지 궁금하다"라고 적었습니다.
A씨는 학부모들의 민원에 "제가 전화 드리겠다", "미쳐 살피지 못했다", "송구스럽다" 등의 말을 반복하며 응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A씨가 학부모가 언급한 학생의 피해를 확인하고 학생끼리 혹은 학부모끼리 사과를 중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지난달 12일 발생한 일명 '연필사건'에 대한 대화도 하이톡에서 발견됐습니다. 연필사건은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건드리다가 싸움이 벌어져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일을 말합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됩니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이 사건 당시 A씨는 피해 학부모로부터 '통화를 원한다'는 하이톡 메시지를 받고 개인 휴대전화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또 A씨는 이날 저녁 9시쯤에도 개인 휴대전화로 가해 학부모로부터 장문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이 사건으로 "A씨가 7월 13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너무 힘들다'고 카톡을 보냈다"면서 "A씨가 연필 사건을 중재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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