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요? 제가요? 왜요?” MZ 공무원 83%는 ‘그냥 직장인’으로 산다
직무수행 의지 5년來 최저 ‘뚝’
‘對국민봉사’ 복무규정 원칙에도
워라밸 등 개인 이익에만 급급
“순환보직 개편·성과급제 시급”
최근 ‘대한민국 공무원 동사무소’ 라는 온라인 게시판에 한 공무원은 “‘부캐’(부캐릭터·제2자아를 뜻하는 속어)로 유튜브를 하는데 한달에 600만원씩 번다”며 “9급 공무원이라 월 200만원 버는 것을 합치면 800만원인데, 취미 생활하며 하기에 이만한 직업이 없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잼버리 대회 파행과 호우 대처 실패 등으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대응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대(對)국민 봉사를 원칙으로 하는 공직사회 근간과 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에 대한 ‘소명의식’이 붕괴되며 중앙, 지방정부를 막론하고 기강 해이와 무사 안일주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좀더 높은 연봉과 처우를 추구하며 민간 기업으로 속속 이탈하는 공무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16일 매일경제가 한국인사행정학회의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5~9급 공무원 120명 가운데 83.3%는 ‘공무원도 민간기업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편익을 지향하는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A5면
이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 봉사자로 규정하며 공사(公私) 분별과 근무기강 확립, 질서 존중을 우선 가치로 하는 현행 공직자 복무규정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공무원이 직장인이 아니라는 반응은 11.7%에 그쳤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공직생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공무원들의 조직 몰입도는 5점 만점 중 3.2점으로 통계 작성이 이뤄진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직몰입도는 조직 성공을 위한 노력 의지와 소속감, 직무수행 의지 등을 측정하는 지표로 2017년 3.38점을 기록한 후 매년 하락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중앙행정기관 47곳, 광역·기초자치단체 243곳 일반직 공무원 6170명이 참여했다.
문제는 앞으로 대한민국 정책을 주도해 나갈 젊은 관료들 공직 인식이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직 기간 5년 이하 젊은 관료들의 조직몰입도 평점(2.9점)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공직 기강 해이는 물론 비위 행위나 사고를 저지르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지난 15일 전남 목포에서는 현직 해양 경찰관이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고, 최근 진도군청 팀장급 공무원은 지역 상품권을 위조한 뒤 주민에게 불법 유통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공직자들이 순환근무제 등 구시대적인 인사 시스템을 거치며 전문성 부족 문제가 심해졌다”며 “성과 평가와 함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로드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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