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잼버리 파행' 속속들이 파헤친다... 정치 감사 논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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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준비 부실과 파행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했다.
잼버리 파행 책임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데, 감사원이 대회 유치부터 들여다보겠다며 전임 정부가 관여한 부분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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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모든 기관, 문제점 빠짐없이 철저하게 감사" 지시
"전 정부 유치 과정 포함,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으나 반드시 필요"
감사원이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준비 부실과 파행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한 각종 문제점을 총망라해 빠짐없이 살펴볼 방침이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총체적 규명"을 강조한 만큼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단일 국제행사에 대해 대규모 감사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전·현정부가 함께 연관된 사안인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정치 감사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권마다 결과를 번복한 4대강 감사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있다.
감사원은 16일 잼버리 대회 감사 준비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대회 유치부터 준비과정, 대회운영, 폐영까지 대회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관련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감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감사준비와 감사위원회 의결 등 내부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달 중으로 본격 감사에 나선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①전체 예산의 74%(870억 원)가 조직위의 운영비·사업비로 사용된 경위와 비용 집행의 적절성 ②공동조직위원장이 5명에 달한 비대 조직의 문제점 ③주관 지자체인 전북도와 부안군이 잼버리 유치와 맞물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보한 의혹 ④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의 관리·감독 부실 정황 ⑤공무원 등의 외유성 출장 논란 ⑥대회 유치 지역 및 부지 선정의 적절성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잼버리 감사는 대회 주관부처(여가부)를 감안하면 사회복지감사국 소관이다. 다만 감사대상이 여가부 외에 행안부, 문체부, 전북도, 부안군 등 10여 개 기관에 달한다. 특히 감사 범위에 '대회 유치'까지 포함되는 만큼, 새만금이 강원 고성의 양보를 받아 국내 후보지로 결정된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감사 인원과 기간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유 사무총장은 14일 "관련된 모든 기관, 제기된 모든 문제점에 대해 빠짐없이 철저하게 감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47개 기관을 대상으로 65일(예비조사 포함)간 실시한 4대강 사업 종합감사에 50~70명이 투입됐다. 감사원 1개국 인원(50명가량)에 비춰 이번 감사에는 기존 사회복지감사국 외에 특별조사국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대규모 감사는 1년 정도 진행된다. 내년 여름쯤에야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이번에도 정치 감사라는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잼버리 파행 책임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데, 감사원이 대회 유치부터 들여다보겠다며 전임 정부가 관여한 부분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후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 유치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라고 지시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 정부의 영역을 감사 범위에 포함시킨 것은 정치적 판단으로 비칠 우려가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이번에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감사결과를 내놓는다면 감사원의 존립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국회 국정감사까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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